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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10 - 자반고등어 만들기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5년 10월
평점 :
음식은 정성이다. 누구나 다 안다. 손맛도 정성의 다른 표현이다. 식객 10권 또한 이런 정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내식당 요리사의 사랑과, 콩나물을 기르는 아가씨의 첫 데이트, 치매에 걸린 교장선생님 남편과 아내의 애정 등등이 잔잔한 감동을 주면서, 음식의 정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단지 이것뿐이라면 식객의 10권은 시리즈 중의 한 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정어리찜의 재료가 정어리인지, 멸치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취재하는 모습 속에서 만화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들여 완성되는지를 알게된다. 요리뿐만 아니라 이 요리만화까지도 정성이 가득함으로써 그 맛이 한층 뛰어난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10권이 주는 기쁨은 客처럼 살아가는 부부의 에피소드가 숨은 진주처럼 반짝이고 있다는데 있다. 여수로 정어리찜을 먹으로 가는 이들 부부는 직장을 그만두고 지금까지 모아둔 돈과 퇴직금으로 캠핑카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산다. 제 철, 계절에 어울리는 맛을 찾아 떠도는 삶은 유유자적하다. 집을 갖고 싶다거나, 땅을 가지거나, 재산이라는 물욕으로부터 벗어나, 필요하면 막노동과 밭일을 해가면서 맛따라 떠도는 삶. 어차피 인생이라는 것이 세상의 客으로 와서 다시 돌아간다는 것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흥이 날듯 싶다.
식객을 통해 生客을 마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