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마을 다이어리

 

드라마, 가족2015.12.17.128분  일본  12세 관람가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세 자매가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 다른 곳에서 살고 있던 아버지의 부고가 날아왔다. 세 자매는 장례식에 참석해서 그들의 배다른 여동생을 만난다. 여동생은 아버지를 잃고 의붓어머니와 살게되는 처지에 놓였다. 세 자매는 여동생을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와 함께 살기로 결정한다.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이 네 자매가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 속에서 중요한 소재로 나오는 것 중에 하나가 매화나무다. 자매들의 집 정원에서 자라는 매화를 보며 이런 말을 하는 장면이 있다. “살아 있는 것들은 손길이 가야한다.”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정말 정말 무척이나 손이 많이 간다. 작은 텃밭이라 하더라도 농사를 짓다보면 이래저래 손이 갈 수밖에 없다. 살아있는 것들과는 이렇게 손이 가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 손을 타서는 안 된다. 손이 가는 것은 긍정의 힘이다. 손을 타는 것은 부정의 힘이다. 관심이 어리고 사랑이 넘치는 손이 가야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너무 넘치면 손을 타게 된다. 손이 가야 하는 대상이 스스로 해야 하는 몫이 있는 것이다. 이 몫을 빼앗을 정도로 손이 가면 손을 탄다. 아이도 작물도 손을 타면 시들시들해진다.

반대로 아예 손이 가지 않은 방치 상태는 상대를 제멋대로 만든다. 제멋에 사는 거야 괜찮지만 제멋대로 구는 것은 상대를 힘들게 만든다. 제멋이 참 멋이 되려면 제멋대로가 아니라 상대를 배려하는 멋스러움을 갖추어야 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네 자매는 따듯한 손길을 가지고 각자 제멋을 가지면서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는다. 손을 타지도 제멋대로 굴지도 않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동화 속에서 만나는듯하다. 세상이 어찌 손을 타지 않고 제멋대로 굴지 않을 수 있을까마는 그래도 내가 손길을 뻗친 그 대상들이 이 네 자매처럼 절로 손이 가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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