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정상 비로봉에 올라가는 길엔 주목군락지가 있다.

살아서 1000년 죽어서 1000년이라는 나무.

눈보라 속에서 마치 꽃을 피우듯이 서 있다.

눈꽃을 피우기 위해서 그 나무는 벌거벗고 있었다.

벌거벗은 나무,

죽어서 1000년은 그렇게 서 있는 것이다.

 


바람이 거세다.

온 몸이 날아갈듯 하다. 그냥 날아버리고 싶다. 팔을 힘껏 벌리고

걸음이 빨라진다.

올라서야 한다. 기어코.

비로봉이 기다린다.

도착했다. 바람을 피할 곳을 찾는다.

정상이란 그렇게 바람이 부는 곳이다.

그곳에 계속 서 있는다는 것은 욕심이다.

결국 내려와야만 하는 곳.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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