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통에서 작은 물통으로 물을 옮길 때면 살짝 긴장한다. 혹시나 물을 흘릴까봐 조심스럽다. 너무 조심스러워서 살짝 물통을 기울이면 물이 힘없이 흘러나온다. 작은 물통의 입구로 들어가지 못하고 물통을 적셔버린다. 그렇다고 벌컥 쏟으면 물은 입구로 들어가지 못하고 흘러넘친다. 적절한 힘의 분배가 필요하다.

작은 물통이 투명하지 못할 때는 언제 물이 찼는지를 알지 못한다. 대충 가득 찰 거라 예상되는 부분에서는 점차 물을 따르는 속도를 줄였다가 넘치기 직전 멈춰야 한다. 즉 예의주시하고 있지 않으면 물은 넘쳐버리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애정을 쏟아붓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 아닐까. 너무 조심스러우면 애정이 담기지 못하고 너무 과하면 마음에 담기지 못하고 넘쳐흘러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사람의 마음이란 눈에 보이지 않아 항상 예의주시해야 한다. 마음을 읽으려 노력하지 않고 애정만 쏟아붓다가는 넘쳐흘러버린 애정 탓에 눈살만 찌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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