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살다보니 미워하는 사람이 생기더라. 싸워 물리쳐야 하는 적과는 조금 다른 미운 사람. 적 보다도 더 증오할 때도 있지만.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은 화사단의 초영을 향해 이런 말을 한다. “적을 누구로 삼을 것인가? 인생에 있어서 적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일종의 협박같은 협상을 제안한다. 삼한 제일검을 적으로 두지 말라고 말이다.

웹툰 <송곳>에서는 구고신 소장이 “세상에 아군이랑 적군만 있는게 아뇨.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이 우리 편이 아닌 건 문제 없지만 적이 되면 힘들어져.”

 

누구를 적으로 둘 것인가가 중요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미워하는 사람이 생겨 마치 죽일 듯이 미워해보니 알겠더라. 누구를 미워하는냐 보다는 그저 미워하는 그 마음이 괴로움이 된다는 것을.

 

"모든 사람에게 예의를 다하고,

많은 사람에게 붙임성 있게 대하고,

몇 사람에게 친밀하고,

한 사람에게 벗이 되고,

아무에게도 적이 되지 말라"

-도종환의《사람은 누구나 꽃이다》중에서

 

 

‘미움받을 용기’를 말하지만, 누군가의 적이 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미워하고 미움받는 거.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니라 지나가는 바람으로 여길 꾳같은 마음이 필요한 일이 아닐까. 미워하는 마음이 옅어질수록 괴로운 마음도 희미해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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