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폰(스포 있음)

감독 - 김봉주, 주연 - 손현주 엄지원

 

아내가 살해되었다. 1년이 흘렀다. 그런데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분명히 아내다. 살아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이 영화는 태양풍에 의한 전자파 간섭으로 시간을 초월해 통화가 가능하다는 설정으로 사건을 진행한다.(영화적 상상력에 대해 토를 달지는 말자. 영화 <동감>에서는 개기월식 영향으로 시간을 초월한 무선통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무튼 1년 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사건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이다. 이 사건은 발생한지 1년이 지났지만 미제 사건으로 남겨져 있다. 남편이 알고 있는 것은 사건이 일어난 시간과 장소뿐이다. 그리고 번호판을 알 수 없는 자동차만이 단서이다. 자, 이제 주인공인 남편은 전화통화만으로 아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을까.

영화는 초반 시간을 초월한 통화 덕분에 원래 아내가 죽었던 시간과 장소를 피해 아내가 살아남지만 결국엔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살인 용의자로 남편이 지목된다. 과거가 바뀌면서 현재도 바뀌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진다. 과거와 현재가 서로 엮이면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이 사뭇 흥미진진하다.

현재가 바뀐 상황에서 다시 아내로부터 전화가 온다. 어떻게든 아내의 죽음을 막아야만 한다. 물론 살인 용의자로 경찰에 쫓기면서 남편의 활동은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초반 흥미진진하고 급박하게 돌아가던 영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다소 힘을 잃는다. 과거와 현재가 뒤얽히는 모습 대신 과거 속에서, 또 현재 속에서 각각 아내와 남편이 사건을 피하고 해결하려는 모습에 집중하면서 급박함이 다소 약해진 탓이다.

그럼에도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서 영화적 재미는 상당하다. 하지만 해피엔딩은 영화의 여운을 남겨주진 못한다. 아쉬운 부분이다. 실제 인생은 또 한번의 기회가 없기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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