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시멜로 이야기 마시멜로 이야기 1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정지영 외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시멜로 이야기>는 성공을 향한 책이다. 그 성공이 당신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날마다 똑같은 일상을 지겨워하며, 꿈을 아직 잃어버리지 않았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괜찮을듯 싶다. 고백하건데, 난 이 책을 읽고나서 제일 먼저 책상에 쌓인 먼지부터 닦았다. 과연 나의 이 행동이 얼마나 지속될련지 알 순 없지만 분명 자극이 된 것만은 확실하다. 더군다나 달력에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크게 써 놓았다. 지금 그래, 바로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적어도 달력을 보는 그 순간만큼이라도 나를 돌이켜보라고...

이 책은 조지아라는 40대의 성공한 회장이 자신의 운전사 찰리에게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조지아가 어렸을적, 4살때 참가했던 한 실험을 그 토대로 하고 있다. 실험자가 마시멜로를 하나 준다. 그리고 15분간 먹지않고 참으면 하나를 더 주겠다고 약속한 뒤 자리를 뜬다. 조지아는 유혹을 이겨내고 마시멜로를 하나 더 얻어낸다. 실험에 참가했던 아이들을 10년후 다시 추적해본뒤, 그들의 학업성적이나, 집중도, 아이들과의 관계 등을 조사해봤다. 그랬더니, 참지 못하고 마시멜로를 먹었던 아이들에 비해 유혹을 이겨내고 마시멜로를 2개 얻었던 아이들이 모든 방면에서 더 뛰어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이 실험 속에 다 드러나있다. 지금 당장의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고, 자신이 목표로 삼고 있는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준비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인내심을 발휘해 끊임없이 준비하는 자에게만이 성공은 찾아온다는 것이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광고가 있고 그것에 대한 패러디로 아버지는 망하셨지, 인생을 즐기다가 있다. 그야말로 이 마시멜로 이야기를 제대로 드러내주는 카피라고 생각한다. 만약 자신의 평생동안 마시멜로를 즐길 수만 있다면 당장 눈앞의 마시멜로를 집어 먹어도 상관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욕구가 가장 드높을때 그 욕구를 충족한다면 그 가치가 제일 높지 않겠는가? 그런데 정말 마시멜로는 당신의 인생에서 날마다 당신 앞에 놓여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실은 이런 이야기에 딴죽을 걸고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마시멜로야 상관없긴 하지만 그들이 갖는 양이 너무 많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그 마시멜로는 눈앞의 마시멜로를 먹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돌아가야 할 미래의 마시멜로를 다 가져가버려서 생긴 것은 아닐까? 또 세상은 이미 마시멜로를 산더미 같이 쌓아놓고(바닥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마음껏 즐기는 자들이 있다. 이들은 그 마시멜로로 또다른 마시멜로를 쉽게 얻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마시멜로는 마치 눈덩이처럼 불어나 한쪽은 높은 산을 이루고 다른 한쪽은 깊은 계곡에 빠져 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의심해본다. 그러니 점점 더 계곡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마치 늪에 빠져있는 것 같아 산의 정상을 쉽게 오르지 못하는 것은 아닐련지.... (책에 나오는 아프리카의 가젤과 사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사자에게 잡혀먹지 않기 위해서 아침부터 가젤은 뛰어야 한다. 사자보다 느리면 곧 죽음을 의미하니까. 사자 또한 아침부터 뛰어야 한다. 가젤보다 느리면 자신은 굶어 죽어야 하니까. 아침부터 뛰지 않으면 목숨을 부지할 수 없다.그러니 모두 다 아침부터 뛰어라. ㅡ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라. 가젤은 사자를 잡아먹지 않는다는 것을, 이 세상은 태어나면서 사자와 가젤로 구분지어 놓았다는 것을) 그래서 산 정상의 흙을 조금 퍼다 늪같은 계곡에 쏟아부어 애시당초 불평등한 관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해 누구나 보다 쉽게 정상에 올라설 수 있도록 하면, 그래서 평원사이에 조그만 언덕만이 존재하는 그런 곳은 없을까 상상해본다.

그리고 그런 상상의 세계, 그러니까 그런 나의 꿈이 실은 내가 나의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어떤 것이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그러니 궂이 이 책에 딴죽만 걸 필요는 없을듯싶다.) 뭐, 내가 세상을 바꿔 새로운 세상을 만들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 원대한 꿈을 꿀 정도의 포부도 가지고 있지 못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무엇인가를 해볼수 있지 않을까 라는 꿈 말이다. 그래서 나의 이 꿈을 수억개의 마시멜로로 생각한다면, 지금의 마시멜로를 집어먹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불연듯 든 것이다. 그래서 생각컨대 내가 아직 꿈을 잃지않았다면, 그리고 그 꿈을 그래도 한번쯤 이뤄볼 수 있을것이라고 여전히 희망을 가지고 있다면, 꿈을 향한 의지를 가지고서, 끊임없이 유혹을 이겨내며 선택하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날마다 반성하면서 말이다. 인생의 제2막을 꿈꾸며 마시멜로를 다신 한번 음미해보아야겠다. 꿈은 그저 꿈이라는 체념과 한탄에서 벗어날 용기를 이 책을 통하여 조금은 얻은것 같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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