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을게 귀하던 시절에는 먹을 것과 먹지 못할 것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한 지식이었을게다.
이 지식은 대부분 할머니의 할머니로부터 할머니에게, 다시 어머니에게 직접 몸으로 전달되어져 왔다.
하지만 이 전달된 지식은 점차 전달되어질 곳을 잃어가는듯하다.
봄철 주변에서 쉽게 캐어먹을 수 있는 쑥.
도시에서 살면서 할머니, 어머니로부터 먹을 수 있는 풀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 못한 여인들(또는 남정네들)은 쑥이라면 다 그냥 캔다.(물론 나 또한 쑥을 구별할 줄 모른다.) 집에 가서 떡으로, 전으로, 찌개로 먹어보지만 향도 없고 맛만 쓰다. 뺑쑥(사진 오른쪽)이기 때문이다. - 전달된 지식이 꼭 정확한 것은 아니다. 뺑쑥을 도감에서 찾아보면 다소 달라보인다.
부드럽고 향도 좋아 먹기 좋은 쑥은 참쑥(사진 왼쪽)이다.
그렇다고 뺑쑥이 쓸모가 없는 것은 아니다. 모깃불로 쓰인다. 또한 예전엔 이 쑥대를 모아 발처럼 엮어 음식을 말리는 소쿠리처럼 썼다 한다. 그러면 말린 음식에 쑥의 향이 은근히 배어 났을 것이다.
마트에서 사 먹는 쑥, 합성소재로 만들어진 소쿠리.
대대로 내려오던 지식이 지혜가 되지 못한 채 길을 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