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기지개를 폅니다. 그리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새벽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잠깐 그렇게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자면 천천히 안개가 사라져갑니다. 그 안개의 끝자락이 남긴 풍경이 이 사진입니다. 마음의 평온을 얻습니다. 잠깐 방안을 살펴보면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른 아침이 주는 선물입니다.
물론 아이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전쟁이 시작됩니다. 씻기고 밥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내기까지 제 손발이 부산해집니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욕심에 자꾸 아이와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다보면 시간에 쫓겨 조금전까지만 해도 평온했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마음은 제 것인데 제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사라졌던 안개가 다시 주위에 몰려드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이 요란함이 축복이란 걸 압니다. 가끔씩 그 사실을 잊고 짜증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내 안개처럼 사라지리라는 걸 압니다. 아이의 미소가 바로 햇살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