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감기에 고생했던 아이가 힘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콧물과 기침은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잘 뛰어놉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먹을 것도 잘 챙겨먹네요. 그런데 이번엔 한 쪽 눈이 밤송이처럼 부풀어올랐습니다. 모기에 물린 것은 아닌것 같은데... 다래끼도 아닌듯한데... 좀처럼 알 수가 없습니다. 그 이유를. 또 병원에 가야하나 고민하다 하루 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한주 내내 아이와 붙어지내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주부터는 그렇게 지내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귀농연수를 받던 흙살림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사무국 직원으로 정식출근하는 첫날입니다. 귀농에 대한 꿈을 좀더 착실하게 다질 수 있는 기회로 삼으려 합니다. 아이를 갑자기 맡아 기르게 되면서 선택한 것이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 하지 않던가요.

 

"아가야, 오늘부터 아빠는 출근해야 돼. 그래서 너와 하루종일 같이 있을 수 없단다. 어린이집에서 선생님하고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고 있으면 아빠가 오후에 데리러 갈게"

 

아이의 눈에 눈물이 잠깐 비추는듯 하다 사라집니다. 마치 아침이슬같습니다. 햇빛에 반짝이다 이내 사라져버린. 주루룩 흘러내리지 않은 눈물이 오히려 저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아이가 벌써 어른이 되어버린 것 같아서요.

 

어린이집에 도착한 아이가 선생님 품에 안겨 손을 흔들어줍니다. 저를 안심시키려 하는듯하네요. 실제로 하루 종일 어린이집에서 잘 놀고 잘 먹었다고 합니다. 대견합니다. 물론 이때까지만요.

제가 어린이집에 도착해 아이를 데리고 온 순간부터 아이의 태도는 싹 바뀝니다. 마치 갓난아이로 돌아가듯 행동합니다. 계속 안아달라 하고 떼를 쓰고 걸핏하면 눈물을 흘리며 투정을 부립니다. 아이는 아이인게죠. 어디까지 말을 들어주어야 할지 고민됩니다. 결국 아이에게 대부분 지고 맙니다. 그래도 꽤나 말귀를 잘 알아듣습니다. 어느새 부쩍 커버린 아이. 왠지 모를 안타까움이 밀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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