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 날씨 쾌청
오전엔 잔디밭 주위로 옥수수를 심었다. 오후엔 다음날 상추를 심을 두둑을 만들었다. 하우스 안에서 관리기로 골을 만든 후 써레로 두둑을 평평하게 만드는데 꼬박 반나절이 걸렸다. 물이 한곳에 고이는 것을 방지하고자 밭을 평평하게 잘 골라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진않다. 써레를 움직일 때마다 움푹 파인 곳에 날이 걸리면서 땅이 더욱 파지는 경향이 있다. 마치 상처를 지우려고 마음의 평온을 가장하면 가장할 수록 더욱 상처가 드러나고 아픔이 커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럴 땐 조심조심 힘을 빼고 살며시 만져주어야 한다. 억지로 힘을 들여서 될 일은 아닌 것이다.
오늘은 드디어 숙소에 음식을 해 주시는 아주머니를 모셔왔다. 하지만 그 덕에 그나마 전기장판이라도 꽂을 수 있는 콘센트가 있는 식당방에서 나와야 할 처지가 됐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에 개인 물품을 놔두고 숙식을 해결한다는 것이 거북했기 때문이다. 새로 옮긴 방은 너무 넓은 데다 ㅜㅜ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는다. 이런. 아직도 새벽이면 싸늘한데. 얼어죽지는 않아야 할텐데^^; 등 따시고 배 부르면 족하다는 것. 이 작은 것마저도 실은 쉬운 일이 아니었구나. 등 한번, 허리 한번 제대로 지져봤으면 소원이 없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