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하는 날씨 탓에 봄을 느끼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봄은 틀림없이 오고 만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아버지의 마음 속에선 봄도 그리움이다. 귀농을 위해 머물고 있는 흙살림 숙소의 마당에도 봄은 뚝뚝 떨어져 있었다. 특히 토종의 봄이라 더 반갑다.

 

흰색으로 많이 알려진 토종 민들레가 서양 민들레 사이에서 수줍은듯 빛바랜 모습으로 연노란색 꽃을 피웠다. 사진 속 맨위 오른쪽이 토종 민들레다. 둘이 비교했을 때 샛노란 쪽이 서양민들레인 것이다. 보기에 더 화려하다. 둘의 차이점 중 하나는 꽃받침이 밑으로 내려가있는냐의 여부다. 꽃받침이 아래로 다 처져 있으면 그게 서양 민들레라고 한다.

 

토종의 매자나무도 꽃봉오리를 맺었고, 천연기념물 미선나무도 새잎을 삐죽 내밀었다.

 

 

금낭화도 꽃이 한창이고, 더덕, 쇠뜨기도 키를 쑥쑥 키워간다.

땅밑에만 봄이 있는 것은 아니다. 봄은 더이상 부끄럼을 타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먼 풍경을 바라보아도 봄은 고개를 살포시 내밀고 있다. 보리순이 파릇파릇하고 벚꽃이 다소 더디게라도 그 찬란함을 뽐내고 있다.

 

 

 

아, 물론 목련도 빠지면 서운해 할거다.

 

 

봄은 이렇게 살아있다. 살아있네! 봄. 살아있네! 나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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