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싸움이야

축구의 미드필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농사 이야기다. 하루 종일 일하는 동안 허리 펴고 있는 시간이 별로 없을 정도다. 그래서 나온 푸념이다. 오늘은 트랙터에 쟁기를 연결해 땅을 갈았다. 쟁기질은 로타리보다 5센티미터 정도 더 깊게 땅을 팔 수 있다. 물론 트랙터는 내가 몰지 않았다. 솔직히 난 트랙터에 관심이 없다. 그것을 장만할 정도의 여유도 없을 뿐더러 그것을 사용할 정도의 넓은 땅을 갖고 있거나 임대할 정도의 여력마저도 없으니 말이다. 그저 경운기 정도면 딱 내 수준에 맞을 것 같다. 얼른 경운기 모는 법이나 배워서 실전에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아무튼 쟁기질을 하고 난 후 땅에는 돌무더기가 무성하다. 이 돌을 모아 한곳으로 치우다 보니 징그러울 정도다. 만약 조그마한 돌까지 깡그리 다 모아 한곳에 쌓아둔다면 마이산의 돌탑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개의 돌탑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물론 과장이다. 하지만 정말 많다. 허리 펼 시간이 없을 정도로. 그런데 이건 서막에 불과하다고 한다. K 형님 가라사대다.

 

 

 

돌을 고르고 난 뒤엔 스프링쿨러를 통해 하우스 2동에 물을 뿌렸다. 홍수가 날 정도로 뿌리라는 지시다. 이것은 이유가 있다. 단지 흙 속 부산물들이 잘 썩어 좋은 거름이 되는 것을 넘어 지하수위라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지하수위와 심토파쇄와의 관계는 전문적인 내용이라 다른 곳에 기록해두기로 한다. 한가지 밝혀둔다면 하우스는 사막과 환경이 같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막=하우스’. 뭔가 멋있는 공식 같지만, 그래서 과학적인 농법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과학적 방법은 항상 경제적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뛰어난 농부들의 보다 뛰어난 감각이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정밀한 기계의 도움 없이도 풍작을 만드는 미다스의 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 그렇다면 농부에도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인가. 작물을 잘 만지는 사람과 기계를 잘 만지는 사람. ^^; 그러나 그 밑바탕은 작물에 대한 정보 또는 애정이라는 것은 결코 바뀔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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