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에도 자격증이 있다 - 귀농 창업 농업인의 필독서
곽해묵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995년 팔공산 자락으로 30대에 귀농해 신지식농업인이 된 한 농부의 해외농업연수기다. 뉴질랜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일본, 말레이시아 등의 연수내용을 담고 있으면서 사이사이 자신이 귀농해서 지금까지 겪었던 생활을 풀어놓고 있다. 이 이야기들 속에서 현재 우리 농촌이 처한 환경과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를 조금은 가늠해 볼 수 있다. 또한 자립으로서의 귀농이 아니라 비즈니스로서의 귀농, 즉 농업을 통한 창업 또한 얼마나 힘든 과정인지를 실감케 한다. 그리고 자립농이든 기업농이든 농촌에서 삶을 정착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인간관계에 있음을 깨닫게 만든다.

 

먼저 글쓴이가 바라본 농업의 흐름을 살펴보자.

우리나라의 농업도 노동집약적인 농업에서 자본집약적인 농업으로 발전해가는 것을 느꼈다. 즉 경제소득 작물인 벼 재배는 70년대에 증산왕시대가 마감되고 80년대의 시설채소 등장, 90년대 기계화 영농에 이어 IMF 이후 축산농가의 규모화와 21세기 들어와 생산과 유통은 물론 관광농업을 포함한 비즈니스 농업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37쪽 

 

이는 제레미 리프킨이 <노동의 종말>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떠올리게 만든다. 가뭇가뭇한 기억이지만 그는 농촌이 체험관광지로 변모해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의 예측대로 선진국의 농업형태는 많은 부분이 체험화, 관광화 되어 있다. 이책 <귀농에도 자격증이 있다> 내용 중 해외 연수부분은 체험관광 형태에도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상은 평야지대는 기계화 영농의 기업농으로, 그 외 지역은 생산, 가공, 유통, 관광농업을 아우르는 6차 산업으로 전개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84쪽

 

위에서 언급했듯 관광농업과 함께 농촌의 또다른 생존 대책으로 글쓴이는 기업농을 말하고 있다.

나는 세계화 시대에서 열악한 환경의 우리나라 농업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은 가족 농을 단위조직으로 세분화 전문화로 연합된 기업농화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79쪽

가족노동력 중심의 한국농업은 작목반과 영농조합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산지유통센터로 규모화와 집단화, 그리고 효율화로 기업형 농업으로 발전하여야 희망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177쪽

현재 시장유통의 흐름이나 대형유통업체는 안전한 친환경 농산물의 산지규모화와 품질규격화, 상품의 균질화 및 유통단일화로 경쟁력 있는 친환경농산물산지유통센터 구축을 요구하고 있다. 67쪽

 

글쓴이는 이와 같은 상황 판단으로 작목반과 영농조합 등을 만들고 산지유통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애써 왔다. 하지만 사람들간의 알력과 갈등이 발생하면서 끝내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하루 20시간씩 일해오면서 구축해온 일들이 인간 사이의 균열로 인해 무너져내린 것이다. 뜨거운 열정과 헌신이 항상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비즈니스라는, 경제적 이익을 놓고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소작농 형태의 자립농사를 위한 귀농인들은 이런 갈등으로부터 조금 멀어져 있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많은 책들 또는 글을 통해서 공통적으로 충고하는 말이 있다. 바로 마을에 녹아들어라, 마을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라는 것이다. 결국 어떤 귀농의 형태가 되었든 그것이 생존 또는 생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면 귀농의 절망도 희망도 모두 사람에게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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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살이 2013-01-23 10: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염원을 실천하기 위한 준비과정쯤이라고 생각해주시면 ^^;
언젠가 한 수 배우러 갈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아기는 역시 부모를 닮는 법(?)인가 봅니다. 고집이 얼마나 센지 ㅜㅜ

윤대권 2013-06-11 17: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곽대표님 그렇게 좋은 책을 펴내사고 바쁘신 와중에보람있는큰일을 하셨네요 곽대표님 같은분이 계시기에 우리농업도 희망과 발전을 기대보 는것 아닌가 쉽네요. 그열정으로 못이룰일 무엇이겠습니까.용기 일치마시고. 원하시는바 꼭이루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