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두타산 쌍폭포

 

모든게 얼어붙었다. 한강도 그 출렁거림의 자태 그대로 멈춰섰다. 산 중의 폭포도 꼼짝하지 못한다. 언다는 건 마치 시간이 정지한듯한 인상을 준다. 움직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즉 변화가 없다는 것은 시간이 사라진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삶도 얼어붙어 있는 것은 아닌지 연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변화없는 일상의 되풀이. 물론 안정적인 삶이라는 자양분 속에서 행복을 키워나갈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왠지 모를 권태가 느껴지는 단어다. 느림이 주는 여유가 아니라 바삐 돌아가지만 반복되는 것, 그래서 내가 어디 서 있는지조차 가끔씩 잊어버리게 하는 것. 우린 얼음 나라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님 나를 얼려버리고 얼음 속에 갇혀 지내온 것은 아닐까.

수십년 만의 한파 속에서 내 몸과 마음이 온통 꽁꽁 얼어있었던 것은 아닌지 생각해본다. 살아움직인다는 것, 그것은 얼음을 깨고 봄을 부른다는 것이다. 변화의 싹을 틔운다는 것이다. 그래, 기지개 한번 켜고 봄을 불러보자. 세상이 온통 얼어붙어 있다 하여도.

 

 

 

 얼어붙은 꽃망울 속에서도 봄은 움트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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