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미처 몰랐다. 가을꽃이 이렇게도 찬연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가 그리도 절절한 울림이었음을.

 

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만물이 생동한다.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기지개를 펴고 햇빛을 만끽하기 시작한다. 따스함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그 약동의 기운에 꽃도 얼굴을 내민다. 봄꽃이 주는 화사함이다. 그런데 이 봄의 기운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뜨거운 한여름도 견디어낸다. 마침내 가을, 찬바람이 불어오면 드디어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기다림을 아는 꽃이다. 그 기다림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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