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이다. 육아 선배들은 항상  '조금만 더 커봐라, 이러이러해서 더 힘들다'며 충고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기어다닐 때, 걷기 시작할 때, 말을 배우기 시작할 때 등등 커가는 과정 속에서 주변으로부터 계속 듣게 된다. 기어다닐 땐 걷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진다고 하더니만, 걷기 시작하면 말 배우기 시작할 때 장난이 아니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면 도대체 언제가 제일 힘들고 언제가 제일 좋은 시절이란 말인가?

 

법륜 스님은 수행이란 지금의 처지가 바로 좋을 때라는 것을 아는 것이라고 말한다. 옛 시절이 좋았다고 과거 속에서 살거나 미래의 좋은 처지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며 사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순간이 가장 행복한 때라는 것을 아는 것이 수행의 목표점이라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런 점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수행하는 것과 똑같다.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가 가장 좋은 시절이었다고 회상하며 살기엔, 또는 좀 더 크면 나아지겠지 하는 희망 속에서 살기엔, 현실은 너무나 쏜살 같기 때문이다. 지금 이순간 아이가 보여주는 다양한 표정과 행동들을 뒤로 하고 힘든 기억과 마음만을 간직한다면 이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난 아이를 웃으면서 쳐다보려 한다. 지금이 가장 좋은 때라는 것을 알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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