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취해 있어야 한다.

문제의 핵심은 이것이다.

이것만이 문제다.

어깨를 억눌러 그대를

아래로 구부리게 하는

시간의 끔찍한 짐을 느끼지 않으려면,

노상 취해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에?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다만 취하기만 하라

그러다가 궁전의 계단에서나, 도랑의 푸른 풀 위에서나,

당신 방의 음침한 고독속에서,

당신이 깨어나 취기가 이미 덜하거나 가셨거든 물어보라.

바람에게, 물결에게, 별에게, 새에게, 시계에게,

지나가는 모든 것에게, 울부짖는 모든 것에게,

굴러가는 모든 것에게, 노래하는 모든 것에게,

말하는 모든 것에게 몇시냐고 물어보라

그러면 바람이 물결이 별이 새가 시계가 대답해 주겠지.

취할 시간이다! 시간의 구박받는 노예가 되지않으려면

취하라 노상 취해 있으라! 술에건 시에건 미덕에건

당신 뜻대로.

ㅡ보들레르

 

 

다른 이들에게 책 선물을 할때 앞에다 끄적이는 두 글자가 있다.

"뜨자"

세상을 똑바로 보는 눈을 뜨자는 것이며, 어떻게 해도 세상이 변할 것 같지 않으면 그 세상을 떠 버리자는 의미로 끄적인다.

그런데 보들레르는 반대로 취해버리잔다. 시간의 짐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해버리잔다.

그것이 꼭 술일 필요는 없다. 취하자는 건 그것으로 인해 다른 모든 것을 잊어버리자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취한 순간은 시간이 흐르면 결국 깨게 마련이다. 노상 취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일 것인가? 그러나 노상 취할 수 있는 그 무엇을 갖고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일 것인가?

뜰 수 없다면 취하자.

아~나도 취해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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