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주의자 예수
프란츠 알트 지음, 손성현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석유의 시대가 가고 태양의 시대가 온다. 석유의 시대는 전쟁을 가져오며, 태양의 시대는 평화를 가져온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이러한 명제가 정확히 들어맞는 예다.

태양의 시대란 에너지의 변환을 의미하며, 바람, 물, 땅 등 청구서를 보내지 않는 자연이 주는 저절로 그러한 힘들을 이용할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인간이 필요로 하는 것의 몇배, 아니 몇십배의 에너지를 제공할 뿐더러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다. 지은이는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예수의 말씀을 따르는 것임을 성경의 여러 구절을 인용하며 주장한다. 그러나 출산률과 경제력과의 관계 등 다소 무리가 있는 논리적 비약이 군데군데 보여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강조하듯이 이러한 변환이 가져다 줄 평화를 신뢰하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해야 한다는 것은 미래를 위한 가장 좋은 대안임을 부정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세계는 변하지 않는 것인가?

길어야, 정말 길어야 100년을 못넘길 석유나 천연가스 등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지금 당장이라도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체 기술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어떤 이유 때문인가?

이 책은 대체 에너지의 필요성과 그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희망의 무지개를 보여주지만 실은 바로 위와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떠오르게 만든다. 석유 메이저7과 자동차 산업 등 국가 뒤에 숨어 있는 많은 경제권력의 사슬에 대해서 감히 추측하지만 그 실상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따라서 이 책은 미완성이다. 정답을 알고 있지만 정답대로 할 수 없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는 이상, 그의 주장은 백번 옳다 하더라도 분명한 현실의 벽을 실감할 터이니 말이다. 그렇지만 이 벽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또 이 오래지 않은 기간동안 어머니라는 지구가 영원히 복구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생태주의자 예수가 진정 생태를 위한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선 현재 세상을 주름잡고 있는 석유업체들의 죄를 껴안고 또 한번 부활을 꿈꾸어야 할지도 모른다.

기득권의 저항을 물리치고 개개인 모두가 깨어나 자신속에 숨겨진 생태적 예수를 찾아낼 수 있다면 세상은 분명 장밋빛으로 변할 것임을 신뢰한다. 이 신뢰의 힘이 그 철옹성을 깨뜨릴 수 있기를...

그래서 나도 머지않아 흙 위에 태양열집판기로 이루어진 지붕에 마당 한켠에 풍차가 도는 그런 집을 꿈꾼다. 텃밭에서는 약초가 자라고 마당에선 아이들과 짐승들이 함께 뛰논다. 아, 생각만 해도 아름다운 태양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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