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벌어지는 농구시합. 아직 입사이후로 우승을 한번도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다. 준우승 2번에 3등 2번. 올해도 여전히 연습경기 한번 못하고 나간다. 다른 팀들은 몇번씩 경기장을 빌려 손발을 맞추는데... 그래도 올핸 다행인 것이 젊은피가 한명 수혈되었다는 것. 하지만 다른 팀들은 젊은피들로 구성되어있다. 우리 팀의 평균나이는 40줄에 가까우니.

아무튼 결전의 날. 예선 2경기를 가뿐히 통과했다. 그래도 우린 역량있는 팀 아닌가? 그런데 아뿔싸, 나의 몸이 이상 신호가 왔다. 교통사고 후유증. 허리가 뽀개질듯 아프다. 8강전선 쉬었다. 나의 믿음대로 4강까지 진출.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4강팀은 아무리 약체라 하더라도 만만히 볼 수 없는 팀 아닌가? 뛰고 싶었지만 몸이 허락지 않는다. 전반이 끝나고 후반 중반에 가면서 우리 팀이 뒤처지기 시작한다. 도저히 두고 볼 수 없다. 몸은 아프지만 마음은 오히려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결국 선수교체. 코트로 뛰어간다. 실은 뛰어가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꼭 우승하고 싶다고... 그러나 나의 허리는 받쳐주지 못한다. 점프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아프다. 그래도 이를 악물고 뛰었다. 정말 말 그대로 부상투혼이다. 그러나 끝끝내 우리팀은 패배했다. 마음이 아프다. 몸도 아프다. 마음은 나의 욕심때문이요, 육체는 그 욕심을 쫓아가지 못하니 너무너무 아프다.

부상투혼에 박수치지 마라. 부상자는 그저 얌전히 있어라. 재활에 신경쓰라. 부상자의 투혼은 결코 나의 사기도 동지의 사기도 끌어올리지 못한다. 그저 부상투혼이라는 말만 번지르하다. 투혼은 몸을 갉아먹는다. 다음날 병원으로 직행이다. 골반이 틀어져 있단다. 몇개월의 치료는 불가피할듯하다.

제발 제발 부상투혼자들을 욕해라. 자신의 욕망을 억제하지 못하는자들일 뿐이다. 자신의 상황을 파악못하고 그저 욕심대로 행하는 못난이들이다. 게다가 자신만이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오만으로 가득찬 자일 뿐이다. 부상자는 벤치에 누워라. 남아있는 자들에게 기회를 줘라. 재기를 기다려라. 마음을 다스리라. 오만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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