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1 - 한국만화대표선
박흥용 글 그림 / 바다출판사 / 2002년 4월
평점 :
절판


때는 조선 선조. 주인공 견자는 서자로 태어났다. 벼슬을 꿈꾸지도 못하는 삶. 신분의 벽은 너무나도 높다. 그래서 맹인 검객 황정학을 따라 길을 나선다. 이 길은 자신을 찾는 길이기도 하다. 길을 떠나는 와중에 만난 도포를 찬 검객, 이몽학. 견자는 검법을 익혀가면서 그를 질시한다. 자신 앞에 선 또 하나의 벽이다. 열반으로 태어났으니 그 열함으로 인해 무엇인가 우등한 것을 만들고픈 오기, 견자는 점차 검술의 최고 경지에 오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도대체 이 길의 끝은 어디인가?

휘둘림없는 자유.

자유는 한계속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자유는 두가지 모습을 띤다. 견자는 한계에 다다랐을때 자신 속에서 자유를 찾고 이몽학은 세상을 뒤집어 엎어 자유를 꿈꾼다. 저자는 견자의 입을 통해 이몽학의 마음 속에 개인적 욕심이 하나도 없이 정말로 만인의 자유를 얻고자 혁명을 꾀하는지를 묻는다. 인간의 저 마음 깊숙이 도사리고 있는 판도라. 그러기에 자유란 결국 나 자신으로부터의 자유를 뜻하는 것이리라 한다. 그래도 난 세상을 바꾸는 자유 또한 목숨을 걸만큼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몽학이 혁명에 성공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역사는 끝내 이를 외면했다.

광대는 자유롭다. 얼굴에 탈을 쓰는 순간 그는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단지 탈 하나만으로도, 얼굴을 가린 것 만으로도 그는 세상의 모든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난 어떤 탈을 갖을 수 있을까? 나를 자유롭게 해 줄 그 탈을 찾아 나도 길을 떠나야 하지 않을까? 그 탈 뒤에 숨어 끝없는 자유를 누릴 순 없을까? 영화 '마스크'의 짐 캐리처럼 괴력을 얻을 수는 없지만 자유는 그 괴력보다 더 큰 힘을 갖고 있다. 그 힘이 부르고 있다. 나도 떠나련다. 나의 탈을 찾아서. 그리고 어디가 나의 한계임을 깨달아 그 안에서 그 한계를 뛰어넘는 자유를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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