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갈나무 투쟁기 - 새로운 숲의 주인공을 통해 본 식물이야기
차윤정.전승훈 지음 / 지성사 / 199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초등학교 교과서인지 중학교 교과서인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사회관계를 협동, 경쟁, 갈등 으로 구분했던 것 같다. 분명 교과서 속의 관계는 이렇게 3가지로 구분되어 있지만 우리가 줄기차게 교육받아온 것은 경쟁사회라는 것이었다. 끊임없는 순위매김 속에서 남들보다 한단계라도 앞서기 위해 잠을 줄여야 하고, 그 경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그저 자신은 살아남으면 되는 것이다.

그 살아남는 과정이 이 책의 신갈나무를 통해서 드러난다. 봄에 싹을 틔우고, 인고의 기나긴 세월동안 가지를 뻗고, 잎을 냈다 거둬들였다 하는 사이 나이를 먹고 마침내 자손을 퍼뜨린다.(그 과정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신비함을 오히려 부추기도 한다. 신비감이란 비이성적인것이 과학적 사유라는 이성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은 또 얼마나 근사한 아이러니인가)

인간의 눈으로 바라본 나무의 삶은 왜 그리도 고달픈가? 자신이 살아남지 못하면 끝내 다른 나무에게 생명을 빼앗길 수밖에 없는 처열한 생존경쟁. 책은 마치 나무도 이러할진대 사람이라고 다를소냐 하며 인생의 쓴 맛을 인생의 참 맛인냥 이야기한다.

하지만 우리가 분명 나무로부터 배울게 있더라도, 환경에 순응해가는, 때론 투쟁하는 모습만을 기억할 필요는 없다. 인간이란 환경을 바꾸는 족속이며, 따라서 살아남기 위해 투쟁만을 강요하거나 그것이 인생이라고 자조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지금의 사회가 경쟁을 근본으로 하는 자본주의라 하더라도 우리는 공존을 가져올 수 있는 그 어떤 사회체제를 새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마치 싹을 틔우기 위해 땅속에서 꿈틀대던 신갈나무의 씨앗과 같다.

투쟁을 넘어 공존을 향해 가지를 뻗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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