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이를 먹으면서 변해간 것은 무엇일까?

눈물이 많아지고, 웃음은 글쎄? 줄어든 것도 같고 오히려 늘어난 것도 같고

짝사랑이라는 것도 해본지가 오래니(포기라는 것을 빨리 할줄 아는 법을 배웠다고나 할까) 사랑이라는 감정은 메말라 가는 것 같기도 하고, 가슴 두근거림은 사라졌다 하지만 예쁜 여자들 보면 힐끔거리는 것은 오히려 더 많아진 것 같기도 하고......

깊은 잠을 잘 못드는 날이 많아지고, 주위에 친구들은 손으로 꼽게 됐으며...

 

영화 [고독이 몸부림칠 때]는 소위 원로배우들의 잔치다. 주현, 송재호, 선우용녀, 이무송 등등 우리가 익히 떠올리는 그들의 이미지들을 그대로 살려 영화의 이야기를 전개해 간다. 어촌 마을에 갑자기 찾아든 할머니, 앙숙인 동네 친구, 노총각의 성정체성 등등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얽히고 설킨 관계가 영화가 끝날 무렵 말끔히 풀려가는 과정이 상쾌하다. 선입견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들에 대한 이미지가 영화를 이끌어가는 한 축이 되어준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인생을 더 잘 안다거나 희노애락을 잘 조절할 수 있는것 같지는 않다. 친구끼리 싸우고, 꿈 때문에 놀래거나, 사랑에 주저하는 모습들이 영락없는 10대와 똑같다. 연륜이라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손쉽게 만들어주는 것 같지는 않다. 우리에게 희노애락이 있는한 인생은 끝나지 않는 기복을 보여줄 뿐이다.

그저 터벅터벅 앞으로 걸어가면서 쉽게 놀라거나 쉽게 흥분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그저 그럴듯한 세상처럼 보일지라도 그 세상은 언제나 새롭기에 결코 나이를 먹었다고 해서 세상이 호락호락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원로들의 깊은 연기를 보며 허허 웃듯이 그렇게 살 수 있기를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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