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똥은 향긋하다. 구린내가 나지 않는다. 향기의 비밀은 똥을 구성하는 인돌이라는 구성 성분에 있다. 인돌의 성분이 적을 때 자스민과 같은 향을 내뿜는다. 하지만 인돌의 성분이 어느 수준을 넘어서 많아지면 지독한 냄새를 풍긴다. 코끼리 똥은 적은 인돌 덕분에 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이 향은 사자들의 성 호르몬과 비슷하다고 한다. 그래서 코끼리 똥을 본 사자들은 몸에 비비기도 하고 심지어 핥기도 한다.  

지난 11일 법정스님이 입적했다. 무소유라는 책을 통해 알려진 법정스님은 가시는 길마저 향기를 뿜는다. 법정스님이 말한 무소유는 아무 것도 갖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꼭 필요한 것만 가지고 기꺼이 나눠 쓰는 것이 무소유다. 마치 코끼리 똥의 인돌같이 필요한 것만 가질 때는 그 사람에게서 향이 날 것이요, 필요한 것 이상을 소유할 땐 고약한 냄새가 날 터이다. 그렇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사용가치와 교환가치에 대해서도 곰곰히 생각해본다) 법정스님의 다비식이 치러진 비가 오는 일요일. 곰곰히 생각해본다. 향기로운 사람으로 남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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