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캄보디아 중산층 주택의 일반적 모습이다.
건기와 우기가 뚜렷하다보니 습기나 폭우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층을 비워둔다. 이렇게 비워둔 공간은 물건을 보관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늘이 생기면서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가 된다. 방은 현재 우리네로 따진다면 원룸식 구조다. 이집은 딸이 셋 있는데 이혼한 딸도 들어와 살고 있다고 한다. 딸들은 칸막이를 만들어 부모님과의 생활공간을 조금 구분해놓았다. 1층 뻥뚫린 공간 뒤쪽 왼쪽으로 보이는 곳이 부엌이고 오른쪽이 화장실이다. 아래 공간의 개 두마리가 똑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이 재미있다.
시골 땅에는 뱀이 많다보니 주변에 바나나 나무를 많이 심는다고 한다. 뱀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물론 울타리 기능도 겸한다. 집 기둥이 사각인 것도 뱀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길거리의 가로등이 모두 원기둥이 아닌 사각이나 팔각형태를 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마당에는 개 뿐만 아니라 싸움닭과 일반 닭, 병아리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이 집 아이는 집을 나설때 네잎 클로버를 선물해줬다. 아이들은 네 잎 클로버를 찾는 것을 놀이로 삼기도 한다.

캄보디아 씨엠립 중심가에는 화려한 집도 많다. 위 사진은 일종의 아파트. 그런데 분양이 하나도 안됐다. 무슨 생각으로 아파트를 지어서 분양하려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리나라였다면 부도가 나고 이로 인해 연쇄적인 경제적 문제가 발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천하태평이다. 워낙 빈부격차가 심하다 보니 아파트를 지을 정도의 사람들은 돈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은행 등에서 빌려서 건물을 짓는게 아니고 남는 돈으로 건물을 지었으니, 안 팔려도 그만이라는 생각이란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울타리를 좋아한다고 한다. 공산권 사회를 겪었지만 집에 대한 경계선만큼은 뚜렷하다. 아무리 돈이 없더라도 울타리는 꼭 지으려 한다니 무엇 때문인지 궁금하다. 소유한 땅 안에 아무것도 없어도 울타리만큼은 화려하게 짓고 싶어하는 모습은 마치 치장에 매달리는 현대인의 몸뚱아리와 닮아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