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 이야기 - 채식이 좋은 39가지 이야기
이광조 지음 / 연합뉴스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채식이 개인의 신체적인 건강을 넘어 정신적인 건강은 물론 사회로까지 확장된 건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추천되어질만하다. 특히 수자원공사에서 강조하는 물부족 국가라는 근심을 벗어날 수 있는 해법도 채식속에 감추어져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우리가 무심코 쓰고 있는 단어속에 감추어진 야만성을 들추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조류독감으로 인해 수만마리의 닭, 오리가 생매장당했다. 땅구덩이에 산채로 버려져 그 위로 흙이 덮히는 순간, 마대자루에 묶여 버둥대다 찢어진 틈으로 고개를 내민 오리. TV 속에선 이들의 모습을 정말 자세히도 보여줬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런 모습에 태연하다.

이들은 살아있는 생물로서의 가치를 잃어버리고 오직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가축이라는 이름으로 길러진 상품일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생명체들을 가축이라는 이름으로 부름으로써 이들의 죽음에 대해 무뎌져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먹고 있는 소,돼지, 닭 등등을 우리가 직접 잡아 죽여서 먹어야 한다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들을 먹을 수 있을까? 생산과 판매 사이의 여러 단계를 통해 우리는 이러한 피의 냄새로부터 멀어져감으로써 달콤함 만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오직 입과 혀의 달콤함만을 위해 지금 우리가 어떤 일을 저지르고 있는지를 모르고 있는 것이다.
광우병, 조류 독감, 콜레라는 시간이 해결해줄 수 있는 그 어떤 질병들이 아니다. 이것들은 분명 사람들이 만들어낸 재앙이며 그 재앙은 결국 사람으로 되돌아올 것이 확실하다. 과학적 발달이 이 질병을 이겨낼 수 있을지 모르나 또다시 알지못하는 그 무엇이 닥칠 것임을 우리는 예감할 수 있지 않은가?
질병과 건강은 모두 내 삶의 결과이다 (P317)

죽어가고 있는 이 지구를 위해 거창하게 우리가 무었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일절 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도 아니다. 방목되어지는 소들이야 무엇이 문제이겠는가? 그저 우리가 먹고 있는 음식이 과연 어떤 경로를 통해 내 입까지 왔는가를 생각해보고 그것이 옳지 않다면 그 음식을 거부할 최소한의 행동을 취하자는 것이다. 그 작은 행동이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임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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