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여, 안녕
김종광 지음 / 문학동네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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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TV드라마중 인기 있는 것으로 '보디가드'가 있다. 한때 시청률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이 드라마가 매력적인 이유는 차승원의 캐릭터가 아닐까 나름대로 생각해본다. 백수로 지내면서도 직장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며 불의에 절대 눈감지 않으며 때로는 지루한 도덕선생마냥 설교를 늘어놓는 모습이 결코 현실속의 인물같지가 않다. 그러나 우리가 마음속으로 바라는 인물의 모습이 투영되어 있어 애정을 갖지 않을수가 없다.

반면 김종광의 소설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현실 그대로의 모습들이 녹아 있다. '검문'에서 용돈을 벌기위한 생색내기 범법자 찾기를 해야하는 현실에 부닥쳐 싸우는 성순경과 이수경의 모습은 영낙없는 우리의 모습이다. 이들을 바라보며 양상경이 '쇼 끝났군' 이라고 생가하지만 그 쇼를 하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들인 것이다. 특히 '분필 교향곡'에서 보여지는 학생들의 모습은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과는 또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교사의 권위에 대항하는 듯이 보여지는 학생들과 그런 현실을 그저 남의 일인마냥 쳐다보며 자신의 즐거움만을 쫓는 다른 학생들의 모습은 침묵하는 대중의 모습을 보여준다.

'모종하는 사람들'의 근로자들이 어떻게 하면 일을 편하게 할까 요령을 피우는 모습들은 우리의 일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전설 기우'에선 검찰조사를 받은 후 소설을 불태우는 궁상떠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의 나약한 모습을 엿볼수 있다. 소설 속에선 이렇듯 현실 속 비겁한 모습의 우리들을 만나게되지만 절대 욕을 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살아야 하는 군상들. 우리는 오히려 그들에게 한없는 애정을 느낀다. 비록 드라마로는 차승원을 꿈꾸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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