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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카네 켄시 초기 작품집 1 - 아침 햇살 속에서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3월
평점 :
품절
부처님 오신 날 KBS에서 틱낫한 스님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영했었다. 한국을 방문해 반전운동에 동참했던 평화운동가이기도 한 그의 모습중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은 수행이 즐거워야 한다는 그의 주장이었다. 삶이 이미 고통인데 수행마저 고통스럽다면 도대체 그것이 무슨 의미를 지닐 수 있을것인가라는 그의 질문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히로카네 켄시도 그의 작품속 주인공을 통해서 '참지 마라'고 당부한다. 왜 아픔을 참으며 살아가야 하는가? 왜 억압을 참아야만 하는가? 물론 산의 정상에 오르려는 자는 땀을 흘려야만 한다. 그러나 그 땀은 결코 고통이나 억압이 아니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며 그 땀은 결코 쓰지 않고 달디 달다. 켄시는 결코 오르려는 과정을 생략하라는 것이 아니다. 현실의 고달픔을 참지 말라는 것이다.
현실은 어떤 안경을 쓰고 보느냐, 또는 어디에 위치해서 보느냐에 따라 달리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고통은 언제나 뼈까지 사무친다. 그 아픔은 점점 가라앉아만 가는 늪과도 같아서 빠져나오는 것이 쉽지 않다. 그것을 빠져나오기 위해선 지금 빠져있는 현실을 참아서는 안된다. 발길질을 하고 허우적거려야 한다. 비록 그 몸짓으로 보다 빨리 늪속으로 가랑앉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괴로운 삶을 참으며 조금 더 연장하는 것이 행복할 것인가? 삶은 즐거워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제발 현실을 참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