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추어리 1 - 빛과 그림자
후미무라 쇼 글, 이케가미 료이치 그림, 김상희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난 언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낄까? 아마도 사람들은 교통사고를 당했다거나 큰 수술을 마친후 자신이 살아있음을 절실히 느낄것이다. 죽음과 직면했을 때만이 실감하게 되는 생(生). 작가는 나른한 일상에 빠져 나태에 빠져있는 일본의 젊은이들을 보면서, 풍요만을 누리며 자기안의 세계에만 빠져있는 오타쿠들을 보면서 과연 그들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을지 의문을 가지면서 이 작품을 시작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바로 적자생존의 법칙. 분명 먹이사슬의 위쪽에 있는 사자나 독수리 등은 멋져 보인다. 아무도 그들을 막을 수 없고 오직 자신의 발톱 아래 모든 동물들을 고개숙이게 만드는 힘에 대한 동경은 억눌러져 있던 야수의 본능을 깨운다. 영웅은 오직 힘을 가지고 있을때만이 탄생한다. 그리고 그 힘은 싸움을 통해 이겨냄으로써 획득되어진다. 마쵸에 대한 환상들. 그러나 그 환상이 집단최면을 걸었을 땐 국가는 제국주의가 된다.

만화는 분명 힘에 대한 매력을 물신 뿜어내지만 그 화려한 매혹에 빠져 쫓아가다보면 어느새 내 몸엔 피냄새가 진동한다. 힘이 없으면 그 피냄새를 맡는 것이 아니라 냄새의 진원지가 될 것이다. 그래서 피 냄새는 오히려 누군가에게 꽃향기보다 향기로울지도 모른다. 살아있다는 것을 자각시켜주기에. 그러나 죽음의 냄새를 풍기며 누워있는 자신을 상상해보라. 그것마저도 비장미를 갖는가? 성역, 피난처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피로 얼룩져서는 안된다. 살아있음은 꼭 죽음의 냄새속에서 피워나는 꽃은 아닐 터이니 말이다. 하지만 난 언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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