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를 쫓는 자 1
이케가미 료이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사흘을 굶는다고 하자. 누구나가 다 배고픔에 괴로움을 느낄까? 자신의 건강을 위해 단식을 하는 사람에겐 이 사흘간의 기간이 고통보단 행복으로의 초대일 것이다. 어떤 행위의 고통과 행복을 가르는 것은 그것의 목적성의 유무에 달려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만화의 주인공은 스포츠 스타로서 잘 나가다 정체불명의 집단에 의해 사랑도 명예도 모두 잃어버리고 겨우 목숨만을 부지한채 브라질로 도망을 간다. 그리고 오직 한가지 그 집단에 대한 복수를 목표로 삶의 발걸음을 내딛는다. 다소 과장되고 폭력적이며 음란하기까지한 만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가 매력적인 것은 그것이 마초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리라 본다. 물론 페미니즘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남자에 대한 사랑때문에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는 여자들의 모습이 바보같이 느껴질테지만, 분명 종속적 존재로 비쳐지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만화가 환상을 품는다고 생각해볼 때 이것은 장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수퍼맨을 꿈꾸지만 망토를 두를 수 없는 일반 사람들에게 있어 이 만화는 상상적 빨간 망토인 것이다. 자신이 이루고자 한 목적을 향해 아무런 두려움 없이 불도저처럼 밀고나가는 그의 모습은 그야말로 진짜 사나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마음속엔 헤라클레스가 되고픈 욕망이 꿈틀대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그리고 우리가 폭력과 선정성을 필터로 걸러내고 남녀평등적 사고를 저버리지 않는다면 이 만화는 분명 본능적 쾌감을 만족시켜주는 지극한 오락임을 자랑으로 삼다도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