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콘라드 그리폰 북스 1
로저 젤라즈니 지음, 강수백 옮김 / 시공사 / 1995년 5월
평점 :
절판


미국 자치령인 푸에르토리코는 한때 미국의 51번째 주로의 편입을 국민투표로 실시한 바 있다. 현재 갖고 있는 시민권 이외에 실질적인 권력행사라 할 수 있는 대통령선택권까지를 쥠으로써 명실 상부한 미국 국민으로서의 삶을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푸에르토리코의 완전한 독립을 표방하며 게릴라 활동을 하고 있는 부류도 있다. 소설은 지구가 핵전쟁으로 인하여 파괴된 상태에서 많은 사람들이 외계 선진행성의 노예로서 살고 있는 상황에서 전개된다. 주인공인 콘라드는 나이가 몇인지도 모를 정도로 오랜 삶을 강인한 체력과 정신으로 살아온 사람이다. 그는 과거 지구 독립을 위한 데지탕스 활동을 했고 지금은 오히려 그들의 활동을 방해하는 입장에 서 있게 된다.
소설의 내용은 외계의 주요인물이 지구를 탐사하는 과정에서 겪게되는 모험담이라고 할 수 있다. 지구를 탐사하는 것은 그들이 지구를 사 들임으로써 완벽한 주인으로서의 삶을 살려고 하는 것인지 지구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회복했는지를 알아봄으로써 지구로의 귀환을 장려하려는 것인지는 소설의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난다.

소설 속에서의 지구인들은 어찌보면 국민투표를 실시했던 푸에르토리코의 사람들과 닮아있다. 비록 독립된 국민으로서의 삶을 살지 못할지라도 현재의 삶이 평안하고 행복하다면 굳이 독립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반면 주인공은 독립된 삶이 현재 어렵고 힘들지라도 그 길을 택했을때만이 진정한 자아로서의 삶과 행복을 만들 수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행복한 노예와 불행한 주인우리는 어떤 삶을 택해야만 하는 것일까?자유가 주는 괴로움, 구속이 주는 편안함. 지금까지 인간의 선택은 항상 옳은 것이었을까?갑작스레 한국에 대한 일본의 지배가 한국의 발전을 가져왔다는 망언을 한 한국인이 머릿속에 떠 오른다. 그의 말을 어이없게 받아들이는 것은 현재 우리의 삶이 어느 정도의 행복을 가져다 주고 있기 때문일까? 자유에의 무조건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까? 정말 어려운 선택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