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 헤드 1
모치즈키 미네타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0년 4월
평점 :
품절


인간이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불속으로 뛰어들 것이다. 그렇기에 두려움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하지만 마냥 불을 두려워만 했다면 지금과 같은 인류의 문명은 결코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두려움은 바로 그런 상대다.

이 만화는 인간이 느끼는 이런 원초적인 두려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0권이나 되는 긴 분량을 오직 인간의 한 감정만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물론 이 두려움에 대한 밑바탕엔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진이나 화산과 같은 섬나라 사람의 불안감이 깔려있다.

두려움이 이토록 사람을 괴롭힌다면 두려움을 없애버리면 어떨까? 아니면 차라리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리면 어떨까?

만화는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통해 두려움은 인간의 조건임을 강조하지만 또한 그것을 직시하고 이겨내기를 바란다. 두려움속에 사로잡힌다는 것은 바로 자신의 마음 깊숙히 숨겨논 악마에 휘둘리는 상태로서 인간으로서의 사회가 지탱해온 모든 도덕이 무너져버린다. 또한 두려움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처음에 말한 것처럼 불을 두려워하지 않는 불나방과 같은 신세가 될 뿐이다.

인간의 문명은 분명 잘못된 길로 접어든 부분도 없지 않으나 인간성이라는 본성 이외의 성상을 만들어 온 것도 사실이다. 도덕은 분명 문명의 산실이며 이 도덕은 끝내 우리 인간의 그릇된 나침반을 고치는 희망의 불빛임을 이 만화는 두려움이라는 어둠, 암흑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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