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와의 대화
송두율 지음 / 한겨레출판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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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세상은 개인의 심미적 체험을 중시하는 탈현대로 흐르고 있다고 한다. 내가 우리가 되던 공동체의 삶은 어느새 과거의 일이 되어있고 도덕이나 윤리를 이야기하면 고리타분한 시대가 온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의 쾌락이요 안녕일 뿐이다. 그게 무에 그리 문제가 될 것인지 의심의 눈을 치켜뜨고서 쳐다보면 방금 말한 것들이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듯이 보일 수도 있다.

정말 현재의 나의 삶이 아무 불편없이 행복함을 만끽하고 있는가 돌이켜보면 항상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모두가 부~자 되는게 꿈인 세상에서 지상최대의 관점을 돈을 모으는 것이지 그 돈은 어떻게 쓸 것인가엔 관심이 없다. 그러나 세상은 예전의 규범대로 성실한 삶이 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돈이 돈을 부름으로써 부와 빈의 차이만이 극대화 되고 있을뿐이다.

자신의 땀을 통한 노동의 댓가보다는 오히려 복권에 당첨되기를 바라고 주식이 터져주기를 바란다. 노동의 가치는 그야말로 땅에 떨어져 있고 그저 돈돈돈 이 중요할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부에 대한 꿈이 결코 개인의 운이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그 뒤엔 사회나 국가 더 크게는 세계와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될 때 우리는 그저 마이 웨이 만을 외칠 수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이 책은 바로 그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거시적 관점으로 메스를 들이댄다. 현대와 탈현대, 한반도의 분단, 지구화와 정보사회, 민주주의, 생태학, 인문학, 미학 등 20가지 테마를 가지고 한국과의 연관성을 밝혀준다. 숲속 오솔길을 걷고 있는 각각의 개인에게 잠시 멈춰서서 숲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숲이 살아남고 그 길이 아름답기 위해선 숲을 가꾸려는 태도가 아름다워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의 개성을 살린 숲가꾸기와 함께 전체와 조화로운 관계를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 바로 화해의 정신이요, 소통의 방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개인에 묻혀버린 사고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러나 그 껍질은 21세기가 진행되면서 보다 두꺼워지고 있으니 과연 어떻게 그곳에 금을 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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