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의 제국
에릭 슐로서 지음, 김은령 옮김 / 에코리브르 / 2001년 8월
평점 :
절판


현재 초등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거,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라고 한다. 김치와는 담을 쌓고 콩이나 야채는 젖가락 한번 대지 않는다.(그게 건강에 최고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러한 결과로 비만에 제 살마저 제대로 주체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그만 아이들이 성인병으로 고생한다. 그러면 병원으로 찾아가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며 해결하려 한다. 자신의 병이 이런 음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패스트푸드는 절대적으로 건강과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런 관점에서 햄버거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런 관점은 담배가 폐암을 일으킨다고 해도, 온갖 질병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해도 쉽게 줄어들지 않는 흡연자처럼 우리에게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의 제국은 바로 이 부분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패스트푸드가 단순히 건강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드러나는 동물학대, 노동자 착취, 환경오염등도 가져온다는 것을 이 책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즉 그들은 이익만 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거대한 기업체일 뿐이다. 이 책은 패스트푸드의 발생부터 그것이 현재와 같이 다국적 기업으로 승승장구하기까지의과정을 과거로부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차분히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치권과의 온갖 비리는 왜 그들이 제국이라는 이름을 갖을 정도의 힘을 지니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 쎄계 많은 국가들이 대면하고 있는 심각한 도전은 시장의 효율성과 비도덕성 사이의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이다. 시장의 편협한 명령이 그보다 더 중요한 민주주의적 가치에 우선하자 자유를 약속하는 경제 체계는 너무 자주 그 자유를 부정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349)

자본주의 세상이라 해서 현실의 모든 것이 이윤추구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경제적 이익만이 최상의 선이 된다면 굳이 마약을 단속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중독성이 가져오는 끝없는 이익에 모든 사람들이 군침을 삼킬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약을 금지한다. 아직 도덕은 살아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희망을 바라보아야 한다.

난 모든 것을 싸게 만드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356)

자신의 건강과 아이의 행복을 넘어 노동자를 생각하고 동물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정신이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다. 그리고 그 실천의 첫걸음은 유기농축제품의 구입에 있다. 제국은 화학품으로부터 격리된 삶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이 사실 앞에서 여전히 두려운 것은 패스트푸드가 달콤한 악마의 유혹이라는 것이다. 담배를 쉬 놓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우리의 손에서도 햄버거는 쉽게 떠나지 못할 것이 두렵다. 그러나 천사가 악마를 이기는 해피엔딩을 꿈꾸는 자유마저도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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