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소설 읽는 노인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3월
평점 :
절판


복수심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감정일까?

소설은 노인이 복수심으로 뱀을 죽인 이야기와 사냥꾼들의 무자비한 살생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시 복수심에 사람을 죽이는 살쾡이를 보여준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복수라는 감정의 들끓음으로 나타나는 치열한 피의 향연들.

<노자>에선 자연이란 어질지 않은 존재로 그려진다. 우리를 보호해주는 그런 존재가 아니라 그저 스스로 그러한 존재로서 아무 사심없이 존재할 뿐이다. 그런 자연의 모습이 워낙 큰데다 작은 사물 하나하나에 미치지 않은 곳이 없기 때문에 감정없는 그들의 움직임이 인간에겐 때론 이익이 되기도 해를 끼치기도 한다. 어떤 의도가 가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는 인간에게 할큄을 당하는 자연들의 분노를 느낄 수가 있다. 우리의 옛이야기 속에 나오는 은혜갚은 호랑이는 등장하지 않는다. 수컷의 고통을 끝내준 주인공 노인에게 암컷은 정정당당한 한판승부를 요구한다. 노인은 이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지만 그들의 분노가 뼈속에 사무쳐옴을 느낀다.

지구의 허파라는 아마존의 밀림이 점차 없어지고 온통 사막화되어가는 속에서 자연은 이제 그 복수의 본때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상 기온현상이란 이상한 게 결코 아닌 것이다. 복수심에 불탄 자연의 당연한 보복일 따름일련지도 모른다.

누가 이기나 두고보자는 식의 인간의 오만함에 대한 그들의 저항이 과연 인간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도통 알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분노에 슬피 우는 자연의 울음을 이 책은 섬세하게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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