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과 망각의 책 문학사상 세계문학 13
밀란 쿤데라 지음 / 문학사상사 / 199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 앤, 다른 세상에 살고 있어' 나와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외계에서 온 것처럼 엉뚱한 사람들. 물론 그들이 나를 보는 눈길도 마찬가지일련지도 모른다.

그들과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엔 뚜렷한 경계선이 그어져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경계선이라는 것이 손바닥만한 것이라 어느새 반대편에 서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쿤데라는 이 경계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도축장에서 송아지를 죽인다고 법석을 떠는 사람은 없다. 송아지가 인간의 법테두리 밖에 있듯이 타미나도 아이들의 법 테두리 밖에 있었다.(P246)

이 테두리, 경계선의 증가는 점차 소통의 부재를 가져온다. 그 소통의 부재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됨을 의미하고 급기야 모든 사람들이 작가를 꿈꾸게 되는 것이다. 개인의 삶이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 그렇기에 국경을 넘어 들어온 탱크는 모기같을 수밖에 없고 옆집의 사과가 더 중요한 것이다.

이것은 다시 나의 경계를 넘어선 것에 대한 망각을 가져온다. 잊고 살아간다는 것처럼 정체성을 흐리게 하는 것은 없다. 나의 정체성은 실로 나의 기억들이 아니던가? 또, 세상의 웃음이란 경계가 서로 충돌할 때의 어색함을 극복하는 도구가 된다. 웃음과 망각이라고 하는 것은 서로 다른 경계속에 사는 이들이 숨겨진 의도를 가지고 행하는 것을 그 경계의 차이로 인해 오해를 갖게 됨으로써 그들의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잊어야 할 것은 잊어야 하겠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은 기억하자. 웃음으로 어색함을 달래지 말고 이야기함으로써 그 경계선을 인식하자.

왜 사냐면 웃지요

그 경계선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기를 바라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