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내가 고친다
김홍경 / 책만드는식물추장 / 2000년 9월
평점 :
절판


몸이 아파 병가를 내고 회사를 쉰지 벌써 3주째. 아파봐야지만이 건강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된 것이 아님을 실감하고 있는 때이다.

사람이 몸이 아프다 보면 마음이 약해지기 마련. 이렇게 지독히도 아팠던 사춘기 시절에는 자살을 꿈꾸기도 했었다. 하지만 자살이 고통의 근원을 결코 없애줄 수 없음을 알기에 이젠 그런 생각으로부터 벗어나기 했지만 여전히 육체의 고통은 나의 정신을 지독히도 갉아먹기 시작한다. 사그락사그락 나의 정신이 닳아빠져갈 때면 무엇인가에 기대고 싶은게 인지상정.

무엇무엇이 몸에 좋다하면 또는 무슨 병에 좋다하면 그저 그걸 얻어내어 결코 입안으로 가져가봐야만 하는 절절함을 지닐 수밖에 없는게 환자들의 심정이기 마련이다. 이렇게 내가 고생하고 있는데 설마 이것보다 더 나빠지랴 하는 우매한 마음도 한 몫 더해서.
하지만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음을 다시한번 몸으로 체득하고 나서야 자신이 어리석었음을 실감하는게 범인의 심사인 법.

그런 범인들의 우매함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책을 접하게 됐다. 몸과 마음은 별개가 아님을, 즉 신심불이(身心不二)를 강조하는 이 책은 몸이 아파 마음이 무너져가는게 아니라 실은 이미 마음에 병이있어 그것이 몸과 하나되 병이 됐음을 암시하고 있다.

물론 이 책의 중심은 음양관에 있으며 그 핵심은 또한 중용의 정신에 있다 하겠다. 내 몸이 음이라면 양적인 것을 취해야 되고 양이라면 음적인 것을 취해 한 쪽으로 편협되지 않아야 하며 또한 절대적 사고에 사로잡혀 분별심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 약은 독이 될 수 있으며 독은 약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만병통치약이라는 우매함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며 이것을 마음에까지 확장, 몸과 마음이 별개가 아님을 여러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단지 마음가짐 하나만으로도 질병이 고쳐질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건강이라는 것이 단순히 육체적 질병으로부터의 개인적 해방이 아니라 사회적 건강임을 보여주기도 하는 이 책은 가히 희망의 메시지라 할만하다.

분별심으로부터 벗어나 자신의 마음부터 살펴보는 자세, 그리고 그 마음을 항상 극단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자세로부터 건강이 시작됨을, 어찌보면 뜬구름 같은 얘기라 생각되어질 수 있는 이 말이 나에게 평온함을 가져다주는 것은 어인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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