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전쟁 5 - 반지는 불의 심연 속으로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번 외 옮김 / 예문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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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절대반지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험과 환상, 그리고 희망에 대한 이야기다.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절대적 힘을 지닌 절대반지를 차지하기 위해 사우론은 전쟁을 일으키고 그 세력에 맞서 호비트족들은 반지를 없애려 안간힘을 쓰는 이야기가 시종일관 호기심을 자극하며 지속된다.

소설은 계속해서 이러한 모험에서 중요한 것은 희망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 바로 그것이 모험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첩경임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소설의 내용을 죽 좇아가다보면 두가지 질문이 생긴다. 먼저 제일 중요한 절대반지의 정체가 무엇일까? 하는 것과 작가가 서양적 직선사관에서 벗어난 순환적 사관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다.

소설의 핵심은 절대반지에 있다 하겠는데 이 절대반지라는 것이 가져다 주는 것은 바로 절대권력이며 그것은 끊임없이 그것을 소유하고 있는 자들을 유혹한다. 즉 절대반지 자체가 그것을 소유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인간이 조직체라는 것을 만들어, 즉 소위 사회적 동물이 된 이후로 권력이라는 것은 존재해 왔고 이 권력의 달콤함은 계속해서 사람들을 유혹해 왔음을 상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인간을 위해 생겨난 것이 그 근원적 목적 자체를 잃어버리고 눈에 보이는 그것(여기서는 절대반지)만을 위해 탐욕스런 전쟁을 치루고 있음을 우리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싶다.

다음으로 이 절대반지라는 것이 사라지는 곳은 바로 그것이 탄생했던 장소이어야 하며 이것을 없애려 떠났던 호비트들이 최종적으로 자신들의 모험을 끝내는 곳은 다름아닌 자신들의 마을임은 재미있는 설정이다. 절대반지는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감추어져 그의 일생을 보낼 수도 있으련만 궂이 탄생지로 돌아가 그 생을 종말을 맞고 호비트들의 모험이라는 것도 반지를 없앰으로써 그 끝을 맺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마을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매듭지음으로써 새로운 시대를 맞이한다는 것은 결국 근원으로의 복귀와 그것을 통한 새로움의 창조라는 순환적 사관의 경향을 엿볼 수 있다 하겠다. 모험소설이라는 것 자체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차원에서 직선적 경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면 이 직선적 사유와 순환적 사유가 절묘하게 잘 조화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요정이 사라지고 인간의 시대가 도래한 새로운 시대에 인간의 사명은 자연(소설 속 엔트족)과 함께 공생하는 것임을, 그랬을 때 우린 또다시 인간이외의 종족들이 우리 곁으로 다가와 그들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며 같이 호흡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환상을 하며 소설 속에 자주 등장하는 노래로 이야기하는 내 자신을 떠올리며 살짝 미소를 띄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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