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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생각한다 - 집이 갖추어야 할 열두 가지 풍경
나카무라 요시후미 지음, 정영희 옮김 / 다빈치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경제가 위기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를 비롯해 한국 경제의 위기 속에는 주택이 자리를 잡고 있다. 집이라는 것이 돈으로 계산되면서 부동산이라는 투자처로 경제를 움직이는 한 축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집은 탐욕을 빨아들이는 거주처가 된 셈이다. (물론 옮겨다니지 않고 안주할 수 있는 자신의 집을 갖고 싶다는 열망도 함께 있지만)
언제부터 집은 이렇게 물적 대상이 되었을까. 이 책은 집이라는 것이 본래 가지고 있던 거주지로서의 참된 의미를 되짚어보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12가지 요소로 집을 바라보며 집이 가지고 있어야 할 충족조건을 제시한다.
그 첫번째가 바로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집이다. 그리고 건축가는 원룸으로 기억된다,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는 안락한 공간, 집의 중심에는 불이 있다, 재미와 여유, 그리고 집, 아름답게 어질러진 주방, 아이들의 꿈이 커가는 집, 손에서 자라나는 애착, 적당한 격식, 효과적인 장식, 가구와 함께 살아가는 집,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집, 두 가지 의미의 빛이라는 재료를 내놓는다.
집이란 이런 것이었다. 혼자이든 가족이 함께 하든 그곳에선 평온함과 행복감, 재미와 여유가 넘쳐흐르는 곳이었다. 물론 이것은 집 자체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곳에서 누구와 함께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느냐도 중요할 것이다. 때로는 훤하게 트여진 빛의 공간보다는 조금은 어두우면서도 혼자만의 세계로 침잠할 수 있는 명상의 공간도 필요하다. 집은 그저 들어가 잠자거나 또는 밥만 챙겨 먹는 곳은 아니다. 그 속에선 나의 숨결과 때, 추억과 기억이 혼재하는 곳이다. 아니, 집과 함께 그것들을 만들어가는 곳이다. 비록 척박한 원룸의 공간이다 하더라도 말이다.
하숙집처럼 잠깐 머물러 있는 곳이라 하더라도 그곳에서 행복이 자랄 수 있도록 집안 구석구석 손길을 끼쳐봐야겠다. 즐거운 곳에서 나를 오라고 하더라도 내가 가야할 곳은 집이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