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는 뇌 - 일상의 심리작용을 지배하는 뇌의 비밀
이케가야 유지 지음, 김성기 옮김 / 리더스북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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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심론적 사유 즉 마음먹기에 달렸다와 불굴의 인간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배워왔다. 그리고 그런 마음과 의지가 깊고 강한 사람들을 존경한다. 그 존경의 밑바탕엔 그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것인지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런 마음과 의지를 일으키는 곳을 현대 사람들은 대부분 뇌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마음과 의지에 대한 혹독한 훈련은 뇌를 계속해서 자극, 즉 일종의 최면상태로 이끌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빠질 수 있다. 하지만 뇌는 뇌 스스로 마음과 의지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뇌는 독립적인 존재가 아니다. 몸이 있어야 비로소 뇌가 존재한다. 뇌는 두개골 안에 들어 있어 외부와 직접 접촉하지 못한다. 환경을 감지하거나 환경에 따라 작용하는 것은 몸이다. 뇌는 몸을 통해야만 비로소 외부환경과 접촉할 수 있다. 즉 뇌에게는 몸이 곧 환경이다. 우리는 흔히 뇌의 가치를 몸보다 상위에 놓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뇌가 없어도 살아가는 원시생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몸이 있어야 뇌가 존재한다...노인보다 젊은이가 몸을 자주 움직이므로 정보가 몸에서 뇌로 활발히 전달된다.

뇌란 몸을 통해서 작용한다. 의지나 마음이란 것도 몸의 작용인 셈이다.

우리를 행동으로 이끄는 동기부여 방법을 한번 살펴보자.

하나는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이 있다. 외발적 동기부여, 즉 뇌의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른바 환경주도형 사고방식이다. 또하나는 실제로 몸을 움직여 보는 것이다. 의욕이 없어도 일단 시작해본다. 연하장을 쓰고 싶지 않더라도 일단 책상에 앉아 연하장을 써본다. 그러면 뇌가 점차 활성화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의욕이 생겨난다. 이것을 작업 흥분이라고 한다. 흥분한다는 것은 뇌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된다는 뜻이다... 환경주도형이나 신체 주도형은 결국 뇌 내부에서 의식을 끌어내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렵다는 사고방식에 기초하고 있다.

즉 행동을 먼저 하다보면 뇌가 발현하고 그것이 의지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모든 상황이 이렇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뇌 만능주의로부터 벗어나 행동우선원칙을 한번쯤 가져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행동이라는 것도 단순히 일회성이 그치지 않고 맹목적이라 할 수 있을정도로 적극적이며 일관된 것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있다. 

도파민의 강력한 맹목성. 월급, 출세, 칭찬,지식욕 등 모두 쾌감을 추구하는 마음이 의욕이나 동기부여로 연결된 경우다. 그와 동시에 쾌감을 안겨주는 도파민이 활동하면서 맹목적이 된다. 맹목적이 된다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다. 남들은 귀찮고 힘들게 여기는 일도 본인이 쾌감을 느낀다면 그 일은 전혀 힘들지 않다. 인간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것도 이런 맹목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 언뜻 무모해보일지는 몰라도 맹목성이야말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원동력인 셈이다.

맹목적인 행동은 모험이다. 실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동물은 이 실패의 가능성을 통해 자극을 받아 발전한다.

생물은 본질적으로 게임을 즐기며, 그 결과 자신이 손해를 본다는 사실조차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다.  가를 선택하면 150원 받지만 나를 선택하면 50퍼센트의확로 200원이나 100원을 받는다고 할 경우 나를 선택한다. 250원과 50원으로 하면 더욱 나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이런 리스크와 보상의 트릭을 이용한 대표적인 것이 복권이다.

한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고액의 리스크를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리스크를 쫓아가는 것과 거부하는 것의 충돌이 일어났을 때 과연 인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인간의 행동 선택도 절대적인 근거는 없다. 가령 동전을 돈져 앞면인지 뒷면인지 알아맞히는 게임을 생각해보자.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근거는 없다. ..언뜻 복잡해보이는 인간의 행동도 분명 그런 우발적인 동요가 반복되면서 결정된 결과일 것이다.

버튼을 누르는 실험에서도 피험자는 언제든 버튼을 누를 수 있는데 홰 하필 '그때' 누르기로 한 걸까? 본인에게 물어봐도 이유를 알지 못한다. 우연히 뇌의 신경세표가 동요하면서 신경회로의 출력이 그 방향으로 모야졌기 때문에 버튼을 누르겠다는 의지가 생겨난 것뿐이다. 이렇듯 인간의 행동은 나름대로 근거가 있는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 특별한 근거는 없다. 연애도 마찬가지다.

확률을 다양하게 바꿔봤더니 도파민뉴런은 확률이 50퍼센트일때 가장 활동적이었다. 50퍼센트는 이쪽도 저쪽도 아닌 상태, 즉 불확실한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이때 가장 큰 쾌락을 느낀다는 의미다. 뇌는 불확실성을 즐기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우리가 스포츠나 게임을 즐기는 이유도 승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역설적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이야말로 뇌에게는 최고의 영양원인 셈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스스로를 합리화 하기 위해 근거를 만들어낸다. 뇌는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작용을 한다. 즉 착각하도록 만들어주는 뇌를 통해 인간은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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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맹. 프런트에서 숙박계를 쓰는 동안 직원이 남자서 여자로 바뀌어도 알아채지 못한다. 미인의 사진 바뀌어도 바뀐 사진을 보고서 자신이 선택한 미인의 이유를 말한다. 이는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할 이유를 찾고자 하기 떄문이다.

변화를 알아채지 못하는 이유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다. 이는 자신을 오랫동안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본능에 따른 것이다. 이른바 항상성 유지 본능이다. 다시 말해 변화맹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선택맹이란 자신이 선택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현상을 말한다. 쇼핑카트에 담긴 자신의 상품이 바뀌어도 알아채지 못한는 경우가 많다.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이유를 찾아내 스스로 확신하고 싶어한다. 타인의 좋은 의견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고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변명도 자기유지나 항상성 유지를 한 본능이라고 할 수 있다.

매너리즘도 뇌에 필요하다. 처음 봤을 때는 흥미를 갖고 탐색하더라도 그 다음부터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다른 일에 전념해야 한다. 일어나는 모든 일에 매번 놀라고 감격스러워한다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세타파의 실험 데이터에서 알 수 있듯이 매너리즘은 해마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억제하는 단점도 있다. 매너리즘에는 그런 양날의 칼 같은 면이 있다. 요컨대 매너리즘의 정도를 적당히 조정하면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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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달성 가능성이 있는 목표로 세분하고 점진적으로 최종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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