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범 3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람들은 주인공을 꿈꾼다. 인생이라는 연극에서 자기만의 작품 속 주인공이 되기를 희망한다.

가장 두려운 것은 인생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거야. 아무에게도 주목받지 못하고, 아무런 자극도 없는 인생을 보낼 바에야 죽는 편이 낫다는 그런 지향성. 303쪽

이 열망이 사회로 확장되기 시작하면 일종의 명예욕 비슷한 욕망에 사로잡히게 된다. 모방범의 범인은 이 열망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 다른 모든 것은 이 열망의 불꽃 밑에 사그라드는 재일 뿐이다. 그래서 그는 범죄의 행각을 만천하에 알리는 대담함을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된다. 영웅은 그렇게 탄생한다. 또는 악당도.

주위의 눈이란 그런 것이다. 진실이 자신에게 직접 닥쳐와 도망칠 수 없는 상황에 놓이지 않는 한, 인간은 그것과 직면할 수 없다. 자신에게 가장 편하고 안락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설득력을 지닌 해석을 진실로 채택하는 것뿐이다. 377쪽

해석이 힘을 얻기 시작하면 그것은 어느새 진실이 되어버린다. 진리가 사라진 자리에 진실은 한움큼 자리를 차지하고 새로운 진실이 찾아올 때까지 맹위를 떨친다. 사람들은 그것의 거짓 가능성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것을 의심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만 한다. 거짓 진실을 닮으려 애쓰는 세상의 모든 모방범들을 경계하기 위해서...

 

사족: 이 소설은 피해자의 가족에 대한 위로와 함께 가해자 가족의 참상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왜 한 개인을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집단화 해 그 집단 속에 사람들을 묶어 비난하려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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