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리얼리티 버라이어티 쇼가 인기다. 1박 2일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야생이란 무얼 말하는 걸까.

최근 여름 휴가라고 하기에는 조금 늦은 휴가를 보냈다. 강원도 홍천의 공작산 자연휴양림 펜션에서의 하룻밤. 통나무와 황토로 지은 집에서 하루를 보내는 기분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보일러가 아닌 장작을 때는 구들장과 함께 과수원에서 자라난 과수가 아닌 야생에서 농약없이 마음대로 자란 사과와 복숭아를 맛보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 주인장 또한 이윤과 별 상관없이 생활하다 보니 모든게 자유로웠다.



 

특히 통나무집 주변에서 자라는 복숭아나무에서 잘 익은 복숭아를 따 먹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그 향기는 일반 복숭아와 사뭇 달랐다. 그 진한 향기에 행복감을 느낄 뿐이다. 야생의 향기란 이런 것일까.

보호받지 못한다는 조건에서 생존을 향한 몸부림은 경쟁이다. 죽는냐 사는냐의 문제다. 그 생존의 갈림길이 맛과 향기를 돋보이게 만든 걸까.

항상 탈출을 꿈꾸는 도시인으로서 살아가는 나란 존재에게 있어 야생의 삶은 로망이다. 이번 휴가에서 맛본 복숭아와 사과는 그 로망을 강하게 자극했다. 정돈되지 않은 삶. 자연에 휩쓸려 상황에 따라 대응해야 하는 삶. 그런 삶이 도시에서 정해진 길을 따라 속도를 높이는 삶보다 행복할 수 있을까.

대형마트에서 사 먹는 복숭아보다 훨씬 달콤하고 향긋한 야생의 복숭아가 그 대답을 대신 해준건 아닐까.



 

내 몸에서 야생의 향기가 날 수 있기를 바란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그만의 향기를 남기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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