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레지



철쭉

꽃이 주목을 받을 때는 활짝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었을 때이다. 간혹 동백꽃처럼 목아지가 뚝뚝 떨어진다는 이미지와 벚꽃처럼 비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지는 꽃도 주목을 받기도 한다.

인생에 있어서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전성기를 누리는 때와 어떻게 은퇴하는냐는 큰 관심사다. 그러나 꽃이 피기 직전은 주목받지 못한다. 오히려 될 성 부른 떡잎처럼 새순은 주목받을지언정...

막 피어나기 직전의 꽃봉오리.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 또는 과연 제대로 피어나서 아름다움을 한껏 뽐낼 수 있을지 알지 못한다. 꽉 닫혀진 꽃잎에선 기어코 자신의 운명을 지켜내리라는 의지마저 엿보인다.

우리는 지금 그렇게 피어나기 직전의 꽃봉오리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바람이 너무 세다고, 비가 내린다고, 기온이 갑자기 떨어졌다고 꽃피우기를 주저해서는 안될 것이다.

팍팍한 현실에 묻혀, 쳇바퀴 돌듯 지리한 일상에 묻혀 가끔 고목처럼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서 내 진짜 모습은 꽃봉오리임을 잊어버린다. 그러니 자기최면을 걸자. 난 진짜로 이제 곧 피어날 꽃봉오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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