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리포터가 달라이라마에게 물었다.

당신은 비폭력을 주장했던 마틴 루터 킹이나 간디처럼 결국 암살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빠져 본적은 없는가?

달라이라마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난 안보와 관련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껄껄 웃더니

적은 나에게 인내와 관용을 가르친다. 그런 가르침을 주기 때문에 적은 스승이다.

라고 말을 잇는다. 적이라고 해서 두려워할 이유도 꼭 물리쳐야 할 대상인 것도 아닌 것이다. 달라이라마에게 있어서 모든 것은 그의 스승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갈등과 스트레스 속에 휩싸인다. 갈등의 주체, 스트레스를 주는 상대는 욕을 하고 주먹을 날리고픈 적일 것이다. 괴롭고 힘들고 때론 마주치기가 두렵기도 한 그 존재. 이런 상대에게조차 배움을 베푸는 스승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우린 가질 수 있을까.

달라이라마의 수행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경쟁 속에서 상대를 물리쳐야만 하는 생각에 갇혀 있지않고, 서로 배움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잠깐이나마 엿본 것 같아 흐믓했다. 그 길이 이내 사라지고, 막다른 골목이 나타날지라도, 잠깐 동안의 희미한 흔적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듯하다. 마음의 평온은 그 기억과 함께 나타날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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