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눈이 올까 말까 하늘은 잔뜩 찌푸린 상태로 시간이 흘러갔다.
바람소리가 쌩쌩 추위를 가늠케 한다.
집에서 꼼짝않고 방에 틀어박혀 하루종일 뒹굴었다.
그시간이 그시간같았다. 세상은 그대로고 나도 그대로 인듯..
창밖으로 시선이 갔다.
어떤 이야기와 영상을 담았는지 모를 전파를 받기 위해 꿋꿋하게 서 있는 안테나 뒤로 구름이 하염없이 흘러갔다. 구름 뒤편엔 자신의 할 일만은 꼭 하겠다는 투로 태양이 반짝였다. 짓궂은 구름에 가렸다 나타났다를 반복하더라도 그의 움직임엔 한치 흐트러짐도 없다. 다만 그 장나꾸러기 구름만이 형형색색 변화할 뿐이다. 그 때 문득 시간의 흐름이 느껴진다. 구름이 변화하듯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져가듯 내 모습도 그러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난 뭘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 방구석에 드러누워 몸이나 지지며 망각 속으로 기어들어가려 하다니... 안테나라도 되어 추억이라도 붙잡으려는 것이었을까. 아니면 쉬는 날엔 으레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태양처럼 버티고 있는 것인가?
문득 하염없이 흘러가는 구름이 되고 싶었다. 그러다 갑자기 사라져가는 구름이 서글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