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100m>를 재미있게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육상에서 기록은 0.01초 때로는 0.001초까지 구별하는데, 어떻게 이 기록을 측정하는 것일까. 


AI 제작 이미지.


학창시절 달리기를 할 때 학교에서는 출발 신호와 함께 스톱워치를 누르고, 도착 지점에서 다시 스톱워치를 누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출발신호를 듣고 스톱워치를 누르는 동작까지 걸리는 시간, 도착점을 지나는 것을 보고 스톱워치를 누르는 동작까지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스포츠경기에서도 1960년대까지 스톱워치를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1932년 LA올림픽에서 처음으로 결승선 카메라와 연동된 자동시간 측정장치가 도입되었고, 1977년 국제육상연맹에서는 모든 세계기록을 0.01초 단위까지 측정하는 완전 자동 시간 측정방식만 인정하게 되었다. 


육상 단거리의 경우 스타팅 블록 압력센서가 있어 출발을 기록하고, 결승선에서는 초당 2000~1만 프레임의 사진을 판독해 측정한다. 적외선 센서를 활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정확한 기록보다는 빠른 측정을 통해 경기를 보고 있는 관중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용도이다. 


육상 단거리에서 출발할 때 압력센서가 정밀해지면서 부정 출발에 대한 판정도 엄격해졌다. 현재 부정출발의 기준은 출발신호가 울리고 0.1초 내에 출발할 경우로 정해져 있다. 인간이 소리를 듣고 뇌가 인지해 움직이라고 근육에 전달하기까지 0.08~0.12초가 걸린다는 실험결과가 토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 시간단위인 0.08초가 아니라 왜 0.1초를 기준으로 정한 것일까. 


엘리트 육상 선수들의 평균 출발 시간은 0.12~0.16초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여기에 더해 기계의 정밀도, 외부 환경 변수를 감안해 0.1초를 기준으로 정했다. 그런데 실제 0.099초의 출발로 실격 처리된 경우가 있었다. 2022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10미터 허들에 출전한 미국의 데번 앨런이 그런 경우였다. 0.001초 차이로 부정출발로 실격한 것이다. 


데번 앨런이 부정 출발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0.1초라는 규정은 예외가 없었다. 그래서 한때 부정출발의 시간을 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기는 했지만, 이런 경우는 극히 확률이 낮기에, 부정출발의 시간을 줄일 때 발생하는 예측 출발의 폐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염려로 여전히 0.1초의 기준은 그대로 작용하고 있다. 즉 이 기준을 적용했을 때 피해를 볼 수 있는 여지와 반대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기준이 정해졌다고 할 수 있다. 


100미터 부정출발의 기준을 보며, 기준을 정하는 것의 복잡함과 어려움을 새삼 느낀다. 문득 세상의 그 수많은 기준들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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