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극한호우에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했다. 산사태로 마을이 위태로운 곳도 있었다. 제발 비가 그치기를 빌고 또 빌었다. 


2년 전 사흘간 끊임없이 내린 비에 블루베리밭 사면이 쓸려내려 간 경험이 있었기에, 쏟아지는 비를 바라보는 마음이 편치 않다. 올해도 제법 비가 내렸지만, 이쪽은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쓸려내려갔던 사면엔 축대가 쌓여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비가 한꺼번에 쏟아질 때는 쓸려내려갔던 부분의 사면 중간에서 물이 흘러내린다. 축대 위에 쌓여있던 흙이 한 번 쏟아져 내리기도 했다. 사면 중간에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잡을 방법이 없어 그대로 두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에 많은 비가 내릴 때면 조마조마하다. 




또 한편으로는 집 윗밭의 무책임한 배수 탓에 집 쪽으로 물이 쏟아지는 경우가 있어 불안하다. 내가 삽질을 해서 배수로를 내놓았지만, 비가 한꺼번에 쏟아질 때면 배수로의 둑이 터져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이번에도 배수로는 또 터져서 집 쪽으로 물을 쏟아냈고, 펌프실을 물로 가득 채웠다. 그 탓에 전기가 끊기고 물을 쓸 수가 없다. 펌프실 주위를 파서 물이 빠지도록 조치를 취하고 나서야 전기와 물을 쓸 수 있게 됐다. 펌프실이 있는 쪽은 배수에 특히 신경을 썼는데, 이번엔 칡 뿌리인지, 아니면 두더지길인지 모를 구멍을 통해 물이 사면 중간에서 터져 나오는 바람에 낭패를 당했다. 




칡과 두더지가 파 놓은 땅 속 구멍이 비가 통하는 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것을 또 어떻게 잡아야 할지 난감하다. 일단 이번 비가 그치고 풀들이 숨을 죽이는 가을 께 배수로를 지금의 두 배 정도로 깊고 넓게 만들어 볼 생각이다. 윗 밭이 정말 원망스럽지만, 스스로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지 않는가. 비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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