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2 - 전통과 첨단의 정원



'정원의 도시' 싱가포르에는 전통과 첨단의 정원이 공존한다.



국립정원인 보타닉 가든은 전통이 살아 숨쉰다. 1859년에 설립된 이 정원은 2015년 싱가포르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자연스러운 숲과는 달리 사람의 손길과 정성을 담아낸 150여 년의 역사가 깃들어 있다. 쭉쭉 뻗은 열대 나무들이 웅장함을 뽐낸다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호수는 잔잔함을, 파고라와 잔디밭은 상쾌함을 자랑한다. 



보타닉 가든에서도 밴드 스탠드라고 하는 파고라는 1930년에 지어졌는데, 전통적인 양식으로 주위 잔디와 나무들과 한데 어우러진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예전엔 음악 공연이 많이 열렸다고 하는데, 지금은 결혼식 사진 촬영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실제 밴드 스탠드에 도착했을 때에도 아랍권 젊은이들이 결혼식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보타닉 가든에서 백조의 호수도 빼놓을 수 없다. 1866년에 조성된 인공호수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오래된 장식용 수경 시설이다. 깊이 4미터로 백조 청동 조각상과 함께 실제 백조도 호수에서 떠다닌다. 이 호수는 보타닉 가든의 식물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호수 한 켠엔 연밭이 조성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백조의 호수 근처는 예전 고무를 만드는 공장이 있었던 자리라고 한다. 고무공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싱가포르에서는 굴뚝이 있는 공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공장이라고 해도 조립을 주로 하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엔 사무실처럼 보인다. 공단을 지나쳐도 아파트 단지를 지나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보타닉 가든과 다르게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첨단의 기술로 꾸며진 정원이다. 이 정원은 매립지에 만들어졌다. 싱가포르는 땅이 좁다 보니 매년 매립지를 만들어 간다. 이 정원에서는 슈퍼트리 그로브라고 해서 25~50미터에 이르는 콘크리트로 만든 인공 나무 조형물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슈퍼트리는 수직정원의 역할도 하고,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해 밤마다 펼쳐지는 랩소디 쇼의 조명을 밝혀준다. 또한 빗물을 모으는 역할을 한다. 22미터 높에에서 슈퍼트리를 오가는 스카이웨이가 있다. 



슈퍼트리와 함께 첨단 기술에 경탄하게 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유리돔으로 만들어진 대형 온실이다. 플라워돔과 클라우드 포레스트 돔, 이렇게 두 개인데, 그중 클라우드 포레스트 돔을 찾았다. 



이곳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35미터 높이의 인공폭포를 만나볼 수 있는데, 그 규모에 입을 다물 수가 없다. 더군다나 무더운 바깥 공기와 달리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보라 덕분에 상쾌한 기분까지 든다. 이 돔에서는 폭포의 시작점으로 올라가 구름다리를 따라 천천히 걸어내려올 수 있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열대 식물들과 조형물을 만나볼 수 있다. 



자연과 기술의 공존. 막대한 에너지를 쓰기 보다는 최대한 자연의 에너지를 활용한 녹색기술까지. 싱가포르는 역시 <정원의 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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