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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두 번째 은퇴 번복작. 51억엔이 넘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역대 최고 제작비가 들었다고 한다. 1937년 요시노 겐자부로의 소설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가 원작이라는 말이 있었지만, 제목과 극 중 한 부분에서 소재로 등장할 뿐, 내용은 전혀 다르다. 하지만, 소설처럼 군국주의가 팽배하던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소년의 성장기를 통해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2. 이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작품의 총결산처럼 보인다. 이제 정말로 은퇴작이 아닐까 싶다. 극의 곳곳에 그가 자주 등장시키는 캐릭터들이 넘쳐난다. 특히 와라와라라는 작고 귀엽고 엄청 많은 숫자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미야자키 하야오의 시그니처가 아닐까 싶다. 이번 와라와라는 이승에서 아이들로 태어나는 캐릭터다.
3. 어머니를 화재로 잃은 11살 소년 마히토는 아버지와 함께 어머니의 고향으로 간다. 이곳에서 이모를 새엄마로 맞이하게 된 마히토는 새 삶에 적응하기 힘들다. 고택에선 말하는 왜가리가 나타나고, 왜가리가 그를 다른 세상으로 유혹한다. 마히토는 실종된 새 엄마를 찾아 왜가리와 함께 이승이 아닌 다른 세상으로 넘어가 모험을 펼친다.
4. '새 술은 새 부대에' 이번 영화는 마치 이런 말을 하고 있는 듯하다. 이는 주인공 마히토가 새엄마를 인정하는 것으로 표현되어지고 있다 생각된다. 시대적 배경인 1930~40년대 군국주의로 팽배한 지금의 시대를 정리하고, 새롭게 시작하자는 결의가 느껴진다. 극 중에서는 앵무새로 표현되는 군국주의 무리들의 방해를 뚫고 기존 세계가 무너짐과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펼쳐나가자는 은유로 가득해 보인다. 비록 그 새로운 세계가 혹여 악의-주인공 마히토가 돌로 자신의 머리를 자해하는-가 있다 하더라도, 그 상처(자해로 얻게 된 머리의 깊은 상처)마저 품고 새롭게 시작해야만 한다는 의지가 가득 차 보인다.
5. 개인적으론 이번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애니는 큰 감흥이 없었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지만, 마음을 흔들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느껴졌다. 그럼에도 판타지 세계와 모험을 통해 새롭게 변하는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한 번쯤 돌아보게 하는 잔잔한 힘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