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라워 킬링 문> 원제 킬러스 오브 더 플라워 문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 출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릴리 글래드스톤, 로버트 드니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범죄, 드라마 / 206분 

개봉 2023년 10월


1920년대 미국 오클라호마 지역의 인디언 부족 오세이지족이 거주하고 있는 땅에서 석유가 나오면서 이들은 갑자기 부자가 되고, 오세이지족의 돈을 노리는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백인 남성 어니스트와 오세이지족 여성 몰리의 사랑을 중심으로 풀어나가는 영화.


전쟁에 참전하고 돌아온 어니스트는 돈을 벌기 위해 삼촌 헤일이 왕처럼 군림하고 있는 오클라호마의 인디언 거주 지역을 찾는다. 헤일은 어니스트에게 운전수 일자리를 주고, 어니스트는 운전을 하다 오세이지족의 여인 몰리를 단골로 맞게 된다. 헤일은 오세이지족이 오일머니로 돈이 많기에 이들과 결혼하는 것은 좋은 투자라고 말한다. 어니스트는 몰리를 사랑하기도 했지만, 헤일의 권유에도 응해 몰리와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헤일은 겉으로 오세이지족을 위하는 일을 하는 척 하며, 실제론 이들을 살해하면서 자신의 부를 채우고 있다. 어니스트의 부인 몰리 가족들도 차례로 죽여가면서 몰리의 유산을 차지하려고 한다. 몰리의 가족뿐만 아니라 오세이지족이 연쇄적으로 살인 당하고 있지만, 지역의 경찰과 법은 헤일의 편에 서 있고, 워싱턴에 이 사실을 알리려는 시도는 번번이 좌절됐다.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은 어니스트의 몰리에 대한 사랑과 재산에 대한 욕심 사이에서 다소 방관자적 입장에 있게 되면서 겪게되는 갈등을 잘 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헤일의 야망을 과장되지 않게 보여준다. 또한 오일머니로 부자가 되긴 했지만, 여전히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는 인디언들의 모습과, 사람을 마치 투자 대상으로 여겨 함부로 대하는 백인들의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영화 속에서 자신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외압에 저항하고자 하는 오세이지족은 나약할 뿐이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경악스러울 뿐이다. 


영화 속 헤일은 로버트 드니로가 맡고 있는데, 그가 이곳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원주민을 위하는 사업을 벌이는 척 하지만, 뒤로는 이들을 해치는 모습은 로버트 드니로가 영화 <대부>에서 연기했던 비토 콜레오네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물론 둘 사이에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론 로버트 드니로의 이미지로 인한 자연스러운 연상이라 생각된다. 아무튼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투자(이익)의 대상으로 여기는 모습은 1920년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도 얼필 얼핏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되어 슬프고 안타깝다. 장장 3시간 가까운 긴 영화임에도, 또한 한 컷 한 컷의 길이가 꽤 김에도 불구하고,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 생각된다.   


사랑과 욕망 사이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르는 어니스트의 모습과 이런 그를 사랑하면서도 믿을 수 없는 몰리의 심정. 그리고 인디언을 죽여가며 돈을 챙기는 백인과 이들에게 맞서려 하지만 힘을 쓰지 못하는 인디언 간에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이 궁금하다면 이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을 적극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